그들의 손은 눈보다 빠르다. 벼랑끝에 몰려도 그들은 얼음장같은 냉정함을 잃지 않는다. 타고난 승부사 기질에 피나는 노력으로 신의 기술을 동시에 갖게 된 사람들, 우리는 그들을 '타짜'라 부른다.
'타짜'는 도박판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어떤 분야에나 존재할 수 있다. 프로야구판도 예외가 아니다. 갬블이 아닌, 야구에 목숨을 건 승부사들이 도처에 있다. 특히 평소보다 큰 승부처에서 더욱 진가를 발휘하는 이들이야말로 야구계의 진정한 '타짜'라 할 수 있다.
벼랑 끝에서 플레이오프 마지막 승부를 앞둔 SK와 롯데에도 이런 '타짜'는 있다. 이들의 손에 비룡과 거인이 올해 마지막으로 벌이는 결전의 향방이 달렸다.
풍부한 경험의 '인천 타짜들'-박정권&최 정
SK 와이번스는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올랐고, 이중 3차례 우승을 차지하며 명실상부 2000년대 최강의 팀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런 위대한 순간을 이끈 SK의 오랜 주역들은 자연스럽게 어마어마한 경험치를 쌓을 수 있었다.
현재 팀 멤버의 대다수가 '영광의 시대'를 일궈오며 타짜 수업을 함께 받았다. SK의 최대 강점이 바로 여기에서 나온다. 어느 특정 선수가 아닌, 주전과 백업을 망라한 대다수의 선수들이 골고루 경험치를 공유했다. 기술과 승부사 기질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경험의 무게는 동일하다.
이 가운데 박정권과 최 정은 단연 일류 타짜로 분류할 수 있다. 포스트시즌에 전반적으로 강했지만, 특히나 플레이오프에서는 막강했다. 워낙 포스트시즌에 강해 '가을 사나이'로 불리는 박정권은 2009년과 2011년에 팀이 치른 플레이오프 10경기에 모두 출전해 무려 타율 4할2푼9리(42타수 18안타) 6홈런 14타점이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작성했다. 정규시즌에는 부진했더라도 큰 무대에서는 가진 기량을 120% 발휘한 덕분이다. 꼭 쳐야할 순간, 반드시 이겨야 할 판은 절대 따내고야 마는 전형적인 '타짜'의 특성을 보여주고 있다.
최 정 역시 박정권에 못지 않는 '타짜'다. 역시 2009, 2011 플레이오프 10경기에 모두 출전한 최 정도 타율이 4할대(0.407, 27타수 11안타)나 된다. 홈런 2개에 3타점, 무엇보다 볼넷을 8개나 얻어나갔다. 좋은 공은 펑펑치고, 나쁜 공은 골라내는 모습이 꼭 판을 키울 때와 일찍 포기할 때를 아는 타짜같다.
박정권과 최 정은 풍부한 경험과 다양한 기술에 배짱마저 두둑한 초일류 타짜들이다. 올해 플레이오프에도 각각 4경기에 나와 15타수 2안타 1타점과 13타수 4안타 1홈런 3타점을 기록중이다. 롯데 마운드가 이들을 잡지 못한다면, 올해 한국시리즈는 '관중'자격으로나 보게될 것이다.
프로야구 SK와 롯데의 플레이오프 4차전 경기가 20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펼쳐졌다. 손아섭이 4회말 무사 2루타를 날리고 있다.부산=전준엽 기자 noodle@sportschosun.com/2012.10.20/
열혈남아 '부산 타짜' 홍성흔&손아섭, 지존을 노린다
갬블을 소재로 한 헐리우드의 고전영화 '스팅'은 두 명의 남자 주인공을 내세워 '스승&제자', '노련한 선배&천방지축 후배'의 구도를 만들었다. 폴 뉴먼과 로버트 레드포드가 연기한 '곤돌프&후커' 콤비의 캐릭터는 노련과 미숙, 이성과 감성, 기획과 행동 등 상반된 모습을 보여주는데 그럼에도 공통점이 있다. 뛰어난 실력과 뜨거운 열정 그리고 타고난 유쾌함이다. 그들은 '열혈'의 DNA를 타고났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뜨거운 야구열기를 자랑하는 '구도 부산'에도 이런 '열혈'을 지닌 타짜들이 있다. 마치 '곤돌프&후커' 콤비처럼 서로 다른 듯 하면서도 닮은 롯데의 두 열혈 선후배 타짜는 바로 홍성흔과 손아섭이다.
두 선수는 다른 점이 많다. 태어나 자란 곳도 다르고, 야구를 배운 환경과 프로 출발 과정도 달랐다. 포지션도 마찬가지고, 들어서는 타석의 위치마저 다르다. 그럼에도 공통점이 많다. 일단 유쾌하고 재치가 넘친다. 홍성흔은 이미 수 년전부터 프로야구 선수 중 최고의 달변가로 입지를 굳혔다. 손아섭 역시 아직은 홍성흔에 못 미치지만, 유들유들하고 재치있는 말솜씨를 자랑한다.
또 야구에 대한 열정과 뜨거운 승부욕도 닮았다. 홍성흔은 포수로 출발했으나 뒤늦게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팀을 옮기며 마스크를 벗었다. 그리고는 다시 처음부터 방망이와 씨름했다. 손아섭은 야구를 좀 더 잘하기 위해 심지어 이름까지도 바꿨다. 그 결과 이들은 현재 롯데 팀내는 물론 국내 타자 중에서도 최고 수준의 타격기술을 갖추게 됐다.
이렇듯 서로 다르면서도 묘하게 닮은 이들 선후배는 '타짜'답게 큰 무대에도 강했다. 홍성흔은 두산시절까지 합쳐 올해까지 총 9번의 플레이오프(1999~2001, 2004~2005, 2007~2008, 2011~2012)를 치렀다. 무려 137타수에서 43개의 안타를 쳐 타율이 3할1푼4리나 된다. 특히 플레이오프 통산 최다타점(21개) 타이 기록을 지니고 있는 베테랑 중 베테랑이다. 올해에도플레이오프에서만 2홈런을 기록했다.
지난해 플레이오프 5경기에서 19타수 6안타(타율 0.316)을 기록했던 손아섭도 올해 한 단계 더 발전한 기량을 보여주고 있다. 올해는 4경기에서 타율 3할8푼9리(18타수 7안타)를 작성중이다. 이들 콤비야말로 SK 투수들이 가장 경계해야 할 위험인물이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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