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담요? 버스에서 개콘 보고 온 선수들인데요."
롯데 구단 관계자의 말이다. 한국시리즈 진출을 결정짓는 플레이오프 5차전. 숙소에서 야구장까지 선수들은 무엇을 했을까.
보통 시즌 때 롯데의 사직구장 라커룸에 가면 TV에 그날 선발 투수의 피칭 비디오가 나온다. 선수들은 그것을 볼 때도 있지만 대부분 조금 보다가 예능 프로그램으로 바꾼다. 이미 다 전력분석이 돼 있기 때문에 더 볼 필요가 없기 때문. 예능 프로그램을 보고 웃으며 긴장을 푼다.
구단 버스도 고속버스처럼 TV가 설치돼 있다. 선수들은 이동을 하면서 야구 하이라이트를 보기도 하지만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을 볼 때가 많다.
5차전을 준비하는 롯데 선수들. 당연히 상대 선발인 김광현의 피칭을 보지 않았을까. 김광현은 지난 16일 1차전서 6이닝 동안 무려 10개의 탈삼진을 기록하면서 1실점으로 SK의 승리를 이끈 주인공.
그러나 롯데 선수들은 TV를 보면서 웃었다. 그들이 튼 채널에는 '개그콘서트'가 방송되고 있었던 것. '개콘'을 보며 야구장으로 온 롯데 선수들은 훈련에 들어가기전 미팅을 했다. 주장인 김사율은 "너무 이기려고 하지 말자. 노는 것처럼 마음 편하게 플레이하자"고 했다. 이날 훈련에서 선수들은 여느때와 다름 없었다. 이상하게도 "꼭 이겨 한국시리즈에 나가겠다"고 말하는 선수가 없었다.
체력소모가 크다는 포스트시즌에서 체력적인 어려움도 별로 없어 보였다. 준PO 4경기에 PO에서도 4경기를 치러 무려 8경기나 했지만 선수들 입에서는 아무도 "힘들다"는 말을 하지 않았다. 롯데 이진오 트레이너는 "시즌 때와 같은 느낌이다. 선수들이 힘들다고 찾아오지는 않았다"면서 "체력적인 면에선 별로 어려움이 없다"고 했다.
포스트시즌에서 선수들과 인터뷰를 하면 "가을 축제니까 즐기겠다", "부담이 없다"고 한다. 그러나 한 경기의 성적에 선수들의 얼굴은 천당과 지옥을 오간다. 시즌 뒤 당시를 회상하면 "부담이 엄청났다", "가슴이 콩닥콩닥했다"고 본심을 말한다. 롯데 선수들도 포스트시즌이 끝난 뒤 이런 얘기를 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PO 5차전을 앞둔 롯데는 승리에 대한 부담을 벗은 모습이었다.
인천=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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