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적으로 단풍이 절정을 이루면서 가을 정취를 만끽하려는 등산객들이 늘고 있다. 등산은 근육과 심폐기능을 향상시키고 혈액순환을 활발하게 하는 운동 효과가 있지만 자신의 건강을 고려하지 않는 산행은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다.
특히 평소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이 있는 사람들은 산행 중 심뇌혈관질환 발병 위험이 있으므로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실제로 국립공원관리공단이 2007년 1월부터 2011년 8월까지 국립공원 내 안전사고 현황을 조사한 결과, 산행 중 발생한 사망사고 141건 중 심장질환, 고혈압 등 심뇌혈관질환 관련 사망이 55건(39%)으로 가장 많았다.
일교차가 큰 가을철에는 산행을 하며 흘린 땀이 식는 과정에서 말초혈관이 빠르게 수축하고 혈압이 높아진다. 그래서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 심뇌혈관질환 고위험군에 속하는 경우 심근경색, 뇌경색 등 급성 심뇌혈관질환의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 이대목동병원 뇌졸중센터 김용재 교수는 "심뇌혈관질환의 경우 발병 후 3시간 안에 혈전용해 등 응급처치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사망률이 높아지고 치료 후에도 심각한 장애를 남길 수 있는데 깊은 산 속에서는 제시간 안에 구조되기가 어려워 피해가 커진다"고 말했다.
▲자신의 건강상태에 맞게 산행해야
평소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 심뇌혈관질환의 위험이 있는 사람들은 산행 전 자신의 건강과 체력을 고려한 산행코스를 선택해야 한다. 경사가 완만한 코스부터 시작해서 20~30분 정도는 천천히 산책하듯 걷는 것이 좋다. 본격적으로 등산을 시작할 때에도 무리하게 걷지 말고 몸에 땀이 조금 날 정도로 속도를 조절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 덥다고 겉옷을 마구 벗으면 체온이 급격히 떨어질 수 있으므로 옷을 입은 채 땀을 천천히 식히는 것이 좋다. 발수성, 발한성이 뛰어난 아웃도어 용품을 착용하면 체온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산속에서는 응급상황이 발생해도 응급처치가 어렵기 때문에 산 속 깊이 들어가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 해가 지면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므로 해지기 한 두 시간 전에는 산에서 내려와야 한다.
▲음주, 흡연은 금물
등산 중 목을 축이기 위해 맥주, 소주, 막걸리 등 술을 마시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음주 후 산행은 갑작스럽게 혈압을 상승시켜 뇌졸중이나 심장발작 위험을 높인다. 산행 중간에 휴식을 취하며 담배를 피우는 것도 금물이다. 체온이 떨어지는 동안에 흡연을 하게 되면 혈관이 빠르게 수축되면서 혈압을 상승시킬 수 있다.
음주와 흡연은 심뇌혈관질환의 주요 원인으로 산행 중에는 발병 위험을 높일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삼가야 한다.
▲신체 이상 시 신속하게 신고하고 구조 기다려야
등산을 하다가 흉통, 호흡곤란, 심박수 상승, 어지러움, 팔다리 저림 등의 증상이 있을 때는 잠시 휴식을 취한 후 천천히 하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산 속에서는 119에 전화를 하더라도 자신의 위치를 설명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산행 시 등산로의 위치를 꼼꼼하게 확인하고 이정표가 될 수 있는 지형물을 알아두는 것이 좋다. 스마트폰 사용자라면 GPS 기능이 있는 '국립공원 산행정보 앱'을 설치하면 조난 시 위도와 경도를 통해 자신의 위치를 구조대에 자세하게 알려줄 수 있다.
김용재 교수는 "심뇌혈관질환의 위험이 있는 사람은 무리하게 등산을 하지 말고 안전수칙에 따라 느긋하고 여유 있는 마음으로 산행을 즐기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임정식 기자 dad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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