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리즈 1차전서 삼성이 SK를 3대1로 누르고 1승을 먼저 가져갔다. 긴장감 높은 한국시리즈였지만 이승엽의 장쾌한 투런포와 강명구의 허를 찌르는 홈쇄도 등 박진감이 넘쳤다. 그러나 경기시간이 2시간45분밖에 걸리지 않을 정도로 전체적인 경기 흐름은 투수전이었다.
앞으로도 이렇게 투수들의 힘이 타자들을 압도할 가능성이 높다. 삼성은 20일 정도 체력을 보충하면서 한국시리즈에 맞춰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2차전 선발 장원삼과 탈보트, 고든 등 좋은 선발 투수가 줄줄이 대기를 하고 있다. 선발이 무너질 땐 또 한명의 선발인 차우찬과 고든이 곧바로 투입된다. 이후 정현욱 안지만등 불펜진이 가동되고 오승환이 마무리를 한다.
24일 1차전서 그 힘을 보여줬다. PO 5경기를 치르면서 경기 감각이 좋은 SK 타자들이 제대로 기를 펴지 못했다. 선발 윤성환이 5⅓이닝을 던진 뒤 심창민-안지만-권 혁-오승환의 철벽 계투진이 SK 타선을 무력화시켰다.
SK는 비록 플레이오프 5경기를 치렀지만 마운드는 건재하다. 삼성처럼 선발진이 풍부하고 불펜도 확실한 카드가 있다. 김광현 윤희상 마리오에 송은범 채병용 부시까지 선발 투입이 가능한 투수가 있다. 선발에서 제외되면 당연히 롱릴리프로 선발진을 받치게 된다. 이재영 엄정욱 박정배 등 오른손 중간계투가 나온 뒤엔 SK의 필승 좌완 듀오 박희수-정우람이 뒷문을 책임진다.
위기가 닥치면 곧바로 교체다. 1차전 7회초 삼성 심창민이 볼만 6개를 던지며 갑작스럽게 제구력 난조를 보이자 류중일 감독은 곧바로 안지만을 올려 불을 껐다. 상대 타자가 분위기를 끌어올릴 시간을 주지 않는 것. 경기가 뒤로 갈수록 타자들에겐 더욱 기회가 줄어들 수 밖에 없다.
승리를 위한 결론은 결국 선발을 무너뜨리는 것. 무너뜨리지 못해도 선취점을 뽑아야 한다. 선발이 위기를 맞는다고 1회나 2회에 곧바로 교체하기는 어렵다. 될 수 있으면 길게 던져줘야할 선발이기 때문에 경기 초반엔 점수를 줘야만 교체 카드를 꺼내든다. 선취점을 뽑고 리드를 해야 승리조를 투입해 경기를 따낼 수 있다. 뒤지게 되면 아무래도 승리조를 투입하기가 쉽지 않다.
1차전서도 삼성은 SK 선발 윤희상을 끝내 마운드에서 내리지 못하고 완투를 하게 했지만 이승엽의 1회말 투런홈런으로 리드를 잡은 끝에 승리를 잡을 수 있었다.
경기 초반 찬스를 놓치고 "경기 초반이니까"하고 쉽게 털어버릴 수 없다. 그 찬스가 처음이자 마지막일 수 있기 때문이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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