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이드 마크인 '질식 수비'까지 보여줄 필요도 없었다. '동부 산성'의 새로운 트리플 포스트가 뿜어내는 순수한 높이와 공격력만으로도 연패 탈출은 충분했다.
원주 동부가 4연패를 탈출하며 시즌 2승(6패)째를 거뒀다. 지난해 정규시즌 최다승 기록을 세웠을 때의 위용이 다시 살아나기 시작했다. 동부는 28일 원주 치악체육관에서 열린 KT와의 홈경기에서 이번 시즌 팀에 새로 합류한 이승준(25득점, 4리바운드)과 최근 삼성에서 맞트레이드 된 줄리안 센슬리(18득점, 6리바운드, 7어시스트), 그리고 팀의 간판인 김주성(18득점, 5리바운드)의 '뉴 트리플포스트'를 앞세워 KT의 막판 추격을 물리치며 96대75로 승리했다.
지난해 동부가 정규시즌에서 역대 최다승을 거둘수 있던 비결은 '트리플 포스트'에 있었다. 김주성과 윤호영에 외국인선수 로드 벤슨으로 이어지는 삼각편대가 상대의 골밑 득점을 철저히 막아내면서 리바운드를 전담했고, 나아가 득점까지 책임졌다. 세 명의 장신선수들이 정교하게 호흡을 맞추며 상대의 공세를 막아낸 덕분에 '동부 산성'이라는 칭호도 얻었다.
그러나 이들 트리플 포스트는 해체되고 말았다. 윤호영은 군에 입대했고, 로드 벤슨은 LG로 소속을 옮겼다.
결국 동부는 이번 시즌 초반 4연패에 빠지는 등 7경기에서 1승6패로 최하위까지 떨어졌다. '트리플 포스트' 와해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데다 무엇보다 팀을 조율해줘야 할 가드 박지현이 부상 때문에 초반 경기에 나서지 못한 탓이다.
그런 동부가 다시 제 모습을 되찾았다. 두 가지 덕분이다. 박지현이 드디어 팀에 합류해 제 몫을 하기 시작했고, 이 덕분에 김주성을 필두로 이승준과 센슬리로 이어지는 '뉴 트리플포스트'가 제대로 가동됐기 때문이다. 박지현의 복귀는 '뉴 트리플포스트'의 완전한 가동을 위한 최종 봉인해제와 같았다. 박지현은 19분52초만 뛰었지만, 10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새로운 삼각편대가 제대로 비상할 수 있는 에너지를 제공했다.
'뉴 트리플포스트'의 봉인이 해제된 동부를 KT가 막아내긴 힘들었다. 1쿼터에 승기가 갈렸다. 동부는 1쿼터 초반 김주성과 또 다른 외국인 선수 빅터 토마스(10득점, 4리바운드)를 앞세워 KT의 골밑을 초토화했다. 정확한 슛과 수비 리바운드를 반복하면서 1쿼터 5분50초 경 14-4로 점수차를 벌렸다. 이 차이가 끝까지 이어졌다. 1쿼터에서 10-2로 벌어진 리바운드 차이에서 알 수 있듯 동부는 장점인 높이를 앞세워 KT를 압박했다. 결국 동부는 경기 내내 10점 차 이상의 리드를 이어가며 손쉽게 4연패를 끊었다.
이날 승리한 동부 강동희 감독은 "공격과 수비 등 모든 면에서 잘 풀렸다. 박지현이 가세한 덕분에 선수들의 움직임이 전체적으로 살아난 것 같다. 오늘의 농구가 우리팀이 앞으로 이상적으로 추구해야 할 모습"이라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한편, 앞서 서울 잠실 학생체육관에서 열린 SK와 KGC의 대결에서는 외국인 선수 파틸로(25득점)의 득점력을 앞세운 KGC가 67대63으로 이겨 SK의 6연승 도전을 좌절시켰다. 또 오리온스는 홈구장인 고양실내체육관에서 삼성을 상대로 3점슛 3개를 포함해 18득점에 8어시스트를 기록한 전태풍의 활약에 힘입어 82대66으로 승리했다.
원주=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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