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김강민은 경북고를 나왔다. 당시 그는 투수였다.
프로에서도 포지션을 유지하고 싶어했다. 김강민은 28일 한국시리즈 3차전을 끝낸 뒤 "당시 계속 투수를 하고 싶었다. 그래서 고집을 부렸다"고 했다.
2001년 그를 지명한 SK는 투수요원으로 뽑은 게 아니었다. 내야수 요원으로 지명했다. 하지만 김강민은 2군에서 투수로 남아있었다.
그런데 희망이 보이지 않았다. 2군에서도 두드러진 성장을 보여주지 못했다. 1년이 흘렀다. 김강민은 "투수를 고집할 수만은 없었다. 당시 코칭스태프에서도 '야수로 전업하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얘기를 했다. 그래서 포지션을 변경했다"고 했다.
그런데 포지션을 바꾼 것은 내야수였다. 내야의 모든 포지션을 볼 수 있는 유틸리티 플레이어였다. 문제는 여전히 남아있었다. 자리가 없었다.
김강민은 "나도 유틸리티 플레이어였지만, 그런 선수들이 2군에도 많았다. 뛸 자리가 없었다"고 했다. 당시 SK 2군에는 한화 유격수 이대수, 롯데 박준서 등이 자리잡고 있었다.
또 다른 결심이 필요했다. 이 상태로는 프로의 두터운 벽에 묻혀버릴 수 밖에 없었다.
결국 이판사판의 심정으로 외야수로 또 다시 전환했다. 그런데 이때부터 술술 풀리기 시작했다.
그는 "자포자기 심정으로 외야수를 봤는데, 첫 경기에서 타구를 잘 잡았다. 그리고 3루 주자가 홈으로 들어오는데 있는 힘껏 던졌더니만 홈에서 죽더라"고 웃었다.
결국 돌고 돌아 외야수에서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또 하나의 반전이 있었다. 당시 김강민은 중견수가 아니었다. 우익수 혹은 좌익수로 많이 뛰었다. 2007년부터 중견수로 다시 포지션을 변경했다. SK 김성근 전 감독의 지시였다.
'짐승'의 탄생은 이렇게 이뤄졌다. 그의 수비범위는 상상을 초월한다. 리그에서 최고다.
타고난 퍼스트 스텝과 그동안 축적한 데이터와 경험, 그리고 감각적인 움직임으로 타구를 잡아낸다. 한마디로 경이적이다. 그래서 얻은 별명이 '짐승'이다.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도 최형우의 안타성 타구를 그대로 다이빙 캐치했다.
28일 인천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3차전은 그의 원맨쇼 무대였다. 6회 승부에 쐐기를 박는 3점홈런을 만들었다. 9회에는 안타성 타구를 연속으로 걷어냈다. 한국시리즈의 판도 자체를 변화시킨 맹활약이었다. 최고 중견수의 탄생은 우여곡절이 많았다. 세 차례의 반전이 있었다. 인천=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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