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짬뽕 시켜놨습니다!"
역시 한국의 선후배 문화는 특별하다. 오랜만에 야구장에서 자신을 내려다볼 수 있는(?) 고참을 만난 롯데 홍성흔은 신이 났다. 맏형으로서의 특권으로 구대성에게 귀빈 대접까지 했다.
2012 아시아시리즈 공식 개막전인 롯데와 호주대표 퍼스 히트의 경기가 열린 8일 사직구장. 양팀의 경기를 앞두고 1루측 롯데 덕아웃에서 홍성흔은 "빨리 (구)대성이형한테 인사드리러 가야 한다"며 3루 퍼스 덕아웃쪽을 힐끔힐끔 쳐다봤다.
그렇게 그라운드에서 상봉한 두 사람. 구대성은 오랜만에 만난 홍성흔에게 "너도 많이 늙었구나"라며 반가워했다고. 홍성흔은 "이제 내 연차에서는 현역으로 뛰는 선배가 없어 인사할 사람도 없지 않나. 내가 인사를 가니 호주 선수들이 신기하게 쳐다보더라. 어쨋든 외국팀에서, 현역으로 뛰는 선배의 모습을 보니 기분이 좋았다"며 밝게 웃었다.
구대성의 존재가 홍성흔을 기분 좋게 하는 또다른 이유가 있었다. 바로 프로진출 후 첫 끝내기 안타를 구대성에게 뽑아냈던 것이다. 홍성흔은 "구대성과의 맞대결 성적은 어땠었나"라는 질문에 "유감스럽게도 내 프로생활 첫 끝내기 안타 때 투수가 대성이 형이었다"며 "오늘도 대성이형이 못나오게 우리가 크게 이겨야할 것 같다. 만약에 나와서 또 나에게 안타를 맞으면 형도 민망하지 않겠나"라는 얄미운 농담을 했다. 확인 결과, 홍성흔은 지난 2009년 7월16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한화전에서 구대성을 상대로 끝내기 안타를 때려냈다. 롯데에 온 이후 뿐 아니라 자신의 프로 첫 끝내기 안타였다.
그렇게 추억을 떠올리던 홍성흔은 "급한 일이 있다"며 덕아웃 뒤로 사라졌다. 무슨 일이었을까. 사연은 이렇다. 홍성흔은 덕아웃 뒤에서 급하게 짬뽕 한그릇을 주문했다. 홍성흔을 본 구대성이 "우리 팀(호주) 식당에는 스파게티 밖에 없다. 오랜만에 한국에 왔는데 얼큰한 짬뽕 한그릇이 먹고 싶다"며 긴급 요청을 했던 것. 짬뽕을 주문한 홍성흔은 재빨리 3루 덕아웃쪽으로 뛰어가 구대성에게 "5분 후에 라커룸쪽으로 오시라"라고 힘차게 외쳤다. 구대성은 "어, 알았어. 금방 갈게"라고 화답했다.
부산=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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