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작가 김다은씨가 소설집 '쥐식인 블루스'(작가)를 새로 펴냈다. '쥐식인'을 화두로 한 8편의 단편을 묶었다. 각각의 작품은 쥐식인이라는 제목 아래 '셰익스피어 작품에 나타난 무nothing에 대하여', '마담', '가장 전망이 좋은 집' 등의 부제를 달고 있다.
작가는 쥐식인을 '현실의 가장 작은 귀퉁이에, 홀로, 자유와 열정을 지키기 위해 자신만의 고유 영역을 마련한 자들'로 규정한다. 구체적으로는 소설가 습작생, 연극배우 지망생, 교수, 광고 기획인, 출판사 기획자, 외국인 선교사 등을 가리킨다. 예술가형 인간을 쥐식인이라는 알레고리로 표현한 것이다.
작가는 고독과 배고픔이 있는 쥐구명 속에서 각개전투하는, 예술적인 성향을 지닌 쥐식인들의 삶을 유머와 반전을 통해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탱고나 자이브 블루스 등의 춤을 배운 직접 경험과 교수, 예술가로서 겪은 체험을 실험적인 형식으로 담아내고 있다.
'쥐식인1'은 한 소설가 지망생이 시나리오 작가의 아사 사건을 계기로 가족들과 '밥'을 두고 신경전을 벌이는 과정을 그린다. 시나리오 작가의 영안실에 다녀온 소설가 지망생이 배고픔에 대한 소설을 쓰기 위해 방안에 처박혀 고군분투하고, 가족들은 공짜 밥을 주지 않겠다면서 온갖 방법으로 그를 바깥세상으로 끌어내기 위해 애쓴다.
'쥐식인2-첫 번째 펭귄의 블루스'는 폭우로 테니스장이 초토화되자 새로운 스포츠를 찾던 교수들이 스포츠 댄스를 배우겠다며 '춤을 즐기는 교수들의 모임'을 만들면서 시작된다. 하지만 교수들은 교습소, 춤 선생, 강습비, 강습시간 등에 대해 끊임없이 토론하느라 춤을 시작하지 못한다.
문학평론가 김석준은 "이 소설집은 자본의 논리가 지배하는 후기산업사회를 살아가는 예술가의 초상을 가감없이 그려내고 있다는 점에서 문제적이다. 세계 공간과 문학의 공간을 대비시키면서 진정한 예술가가 무엇인지를 성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다은은 1996년 장편소설 '당신을 닮은 나라'가 국민문학상에 당선돼 등단했으며 '모반의 연애편지', '훈민정음의 비밀', '푸른 노트 속의 여자' 등의 작품을 출간했다. 현재 추계예술대 문예창작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임정식 기자 dad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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