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공을 잘치는 장점을 더욱 살려줄 것이다."
박흥식 타격코치는 넥센에서 갑작스럽게 롯데의 유니폼으로 갈아입고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다. 김시진 신임감독의 부름을 뿌리칠 수 없었다. 박 코치는 팀 마무리 훈련이 진행중인 사직구장에 출근, 미래의 스타가 될 유망주들을 열심히 지도하고 있다.
박 코치는 넥센을 떠나며 "이성열이 가장 마음에 걸린다"고 밝힌 바 있다. 올 겨울 이성열을 제대로 만들어보겠다고 공언한 상황이었기 때문. 성격이 여려 먼저 다가오지 못하던 이성열도 박 코치에게 마음의 문을 열고 열심히 훈련에 매진했다.
하지만 롯데에도 이성열과 같이 박 코치가 신경을 써야 할 비슷한 유형의 선수가 있다. 박종윤이 그 주인공이다. 같은 좌타자에 펀치력도 있지만 장, 단점이 명확히 갈리는 부분까지 비슷하다. 이성열이 직구에 강하고 변화구에 약했다면 박종윤은 낮은 공에 강하고 나머지 코스에 약하다.
박 코치는 "아직 제대로 가르쳐보지는 않았지만 다른 팀에서 지켜본 종윤이는 장점도 있지만 단점이 많은 선수였다"면서도 "낮은 공을 치는 것 만큼은 누구도 따라올 수 없지 않나. 큰 틀의 변화는 없을 것이다. 오히려 그 장점을 더욱 살려주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게 나의 지도 철학"이라는 말도 잊지 않았다.
하지만 낮은 공 외의 다른 공들을 대처하지 못한다면 프로에서 살아남기 어렵다. 박 코치는 올시즌 타격 부문 3관왕을 자지하며 MVP를 거머쥔 박병호(넥센)의 예를 들었다. 박 코치는 "종윤이는 병호와 비슷한 케이스로 보면 된다. 박병호의 약점은 몸쪽 높은 공이었다. 스윙이 크게 퍼져나오는 스타일이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바깥쪽 낮은 공은 여지없이 담장을 넘기는 스타일이었다"고 설명하며 "상대가 몸쪽 높은 공 승부를 할 때 홈런을 치는 법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짧게 끊어 쳐 단타나 커트가 될 수 있게 만들었다. 병호가 투수들이 결정구로 던진 몸쪽 공에 대한 대처를 하기 시작하자 실투가 들어왔고 좋은 타구들이 많이 나올 수 있었다"고 했다. 박종윤도 마찬가지라는 것. 높은 공에 대처할 수 있는 스윙 궤적을 만들면 자연스럽게 자신이 좋아하는 코스의 공을 노릴 기회가 많아진다는 뜻이었다.
박 코치는 "단, 병호와 종윤이의 차이는 힘이다. 종윤이는 전형적인 홈런타자가 아니기 때문에 홈런보다는 타율을 끌어올리는 스윙을 할 수 있도록 집중 지도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래서 7번 타순에 배치할 생각도 일찌감치 하고있다.
박 코치가 본 박병호의 성공의 이유는 바로 성실함 때문이었다. 아무리 좋은 선생님이 있어도, 학생이 이를 받아들일 수 있는 연습을 하지 않는다면 무용지물. 박종윤도 성실함만 놓고 보면 박병호에 뒤지지 않는다. 열심히 훈련 중인 2군 유망주들에 해가 될까 그라운드에 나서지 않고 사직구장 실내연습장에서 홀로 방망이를 돌리고 있는 박종윤이다. 과연 박 코치가 이성열을 떠나온 아쉬움을 박종윤을 통해 만회할 수 있을까.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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