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프로야구 스토브리그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FA 계약이 지난 19일 마무리되었다. 각 팀의 전력보강에 대한 수요 및 9구단 NC 다이노스가 새로운 수요자로 합류하면서 FA 경쟁이 더욱 치열하였다. 롯데 자이언츠에서 KIA 타이거즈로 유니폼을 갈아입은 외야수 김주찬은 4년 계약에 총액 50억원을 받으면서 2005시즌을 앞두고 현대에서 삼성으로 이적한 심정수가 받은 60억원에 이어 역대 2위에 해당하는 초대형 계약을 맺었다. 김주찬의 경우 불과 2-3년전만 하더라도 수비불안과 집중력 부족으로 질타를 받기도 했는데,리그에서 몇 안되는 기동력과 장타력을 겸비한 테이블세터로 각광 받으면서 몸값이 폭등하였다.
2000년 시즌을 앞두고 처음으로 시행된 FA 제도는 초창기만 하더라도 삼성, 현대, LG 등 소위 돈많은 구단들의 치열한 '쩐의 전쟁터'였다. 그러나 2001시즌부터 해태 타이거즈를 인수한 KIA 타이거즈가 본격적으로 돈보따리를 풀기 시작하고, 신생팀 SK 와이번스도 적극적인 FA 영입전에 뛰어들었다. 또한 롯데 자이언츠가 2004시즌을 앞두고 두산에서 정수근을 그리고 한화에서 이상목을 수혈하는 깜짝 투자를 펼치기 시작하면서 그 규모가 한층 확대되었다.
하지만 기대와는 달리 막대한 몸값에 전혀 부응하지 못한 선수들이 속출하면서 FA 시장은 한때 침체기를 맞이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구단사이의 트레이드가 좀처럼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는 현재의 선수 수급구조에서 FA는 전력의 가려운 곳을 가장 빨리 해결할 수 있는 지름길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투자 대비 기대한 성과를 거두지 못할 경우에는 해당 선수 뿐만 아니라 구단 관계자와 팬들에게도 큰 허탈감과 스트레스로 돌변하게 된다.
그 동안 구단의 돈주머니를 훌훌 산산에 흩어지게 만들었던 최악의 FA 계약 사례를 살펴본다.
1. 홍현우 (2001년 LG 입단, 4년 계약 18억원)
서용빈, 이병규, 김재현 등 화려한 좌타 라인에 비해 우타 라인이 허전하기 그지 없었던 LG 트윈스는 해태 타이거즈에서 FA 로 풀린 홍현우에 큰 관심을 보인다. 핫코너인 3루를 맡으면서 수비도 안정되어 있고, 99시즌 30홈런-30도루를 기록했을만큼 장타력과 기동력을 겸비한 호타준족이었다.
또한 트윈스는 94시즌을 앞두고 해태 타이거즈에서 3루수 한대화를 영입하고 당시 팀의 간판이었던 1루수 김상훈을 내주는 과감한 트레이드를 단행하여 큰 성공을 거두었던 바 있다. 당연히 트윈스는 홍현우 영입을 통해 다시 한 번 '제2의 한대화' 돌풍을 기대하였다. 하지만 홍현우는 완전히 다른 선수가 되고 말았다.
트윈스에 있는 4시즌 (2001-2004) 동안 그가 기록한 홈런수는 고작 14개였는데, 그가 한 시즌에 기록할 수 있는 홈런에도 미치지 못한 숫자였다. 홍현우를 통해 중심타선 및 우타라인을 보강하려던 트윈스의 계획도 물거품이 되었고, 트윈스 FA 잔혹사의 서막이 열리고 말았다.
2. 진필중 (2004년 LG 입단, 4년 계약 30억원)
두산 베어스 시절 선발과 마무리를 가리지 않고 전천후로 활약했던 진필중은 2003시즌을 앞두고 KIA 타이거즈로 트레이드 되었고, 4승 4패 19세이브, 평균자책점 3.08의 성적을 거둔다. KIA에서 한 시즌을 뛰고 나서 FA 자격을 획득한 진필중은 LG 트윈스와 4년 30억원에 입단계약을 체결한다. 팀 내에 이상훈 이라는 마무리 투수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진필중을 영입한 자체가 다소 어불성설이었는데, 결국 이상훈은 2004시즌을 앞두고 SK로 트레이드 된다.
진필중은 LG 트윈스에서 '진필패'라는 불명예스러운 별명을 달게 되었으며, 2004시즌 15세이브를 거둔 이후 그는 선수생활을 그만둘 때까지 더 이상 세이브를 기록하지 못하였다.
3. 정수근 (2004년 롯데 입단, 6년 계약 40억 6천만원)
투자하고는 거리가 멀었던 짠돌이 구단으로 인식되었던 롯데 자이언츠가 창단 이후 최초로 영입한 FA는 두산 베어스의 '쌕쌕이' 정수근이었다. 당시 28세였던 정수근에게 자이언츠는 6년 계약이라는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하였다. 똘똘한 1번 타자 부재로 골머리를 앓았던 자이언츠는 정수근을 통해 1번 타자 부재의 문제를 해결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정수근은 자이언츠에서 평범한 선수로 전락하고 말았다.
시즌 내내 꾸준한 출장과는 거리가 멀었던 정수근은 결국 불미스러운 사건에 연루되면서 유니폼을 벗게 되었다.
4. 마해영 (2004년 KIA 입단, 4년 계약 28억원)
삼성라이온즈 유니폼을 입고 활약하는 동안 2002년 한국시리즈 사상 첫 끝내기 홈런의 주역이었고, 이듬해 2003 시즌에서도 38개의 홈런을 기록하며 거포본능을 유감없이 발휘했던 마해영은 2004시즌을 앞두고 4년 28억원에 KIA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게 된다.
한 시즌 20홈런 이상은 거뜬히 쳐내던 마해영은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은 이후 두 자릿수 홈런도 겨우 달성하는 평범한 타자로 전락하고 말았다. 결국 계약기간 2년을 남겨두고 마해영은 LG 트윈스로 트레이드 된다. 2003년이 그의 선수생활의 마지막 전성기가 될 줄은 그 때는 아무도 몰랐었다.
5. 심정수 (2005년 삼성 입단, 4년 계약 60억원)
지금도 역대 FA 사상 최고 계약금액으로 기록되어 있는 60억원에 푸른 색 유니폼을 입은 심정수는 2005년에는 홈런 28개, 2007년에는 홈런 31개(생애 첫 홈런왕)를 기록하며 중심타자로서 역할을 해낸다. 그러나 짝수년도인 2006년, 2008년에는 아예 존재감이 없는 선수가 되었다. 60억원을 받고 입단한 선수의 기록이라기에는 너무도 초라했다.
그리고 2008 시즌 종료 후 여전히 활약할 수 있는 나이(33세)임에도 불구하고 그는 소리 소문 없이 유니폼을 벗었다. 심정수의 계약을 기점으로 FA 계약에 대한 거품이 서서히 걷혀지기 시작하였다.
6. 심재학 (2005년 KIA, 3년 계약 15억원)
2000년대 초반 우즈, 김동주와 함께 우동학 트리오로 명성을 떨쳤던 심재학은 2003년 홈런수가 5개로 급감하면서 2004년 KIA로 트레이드 된다. KIA에서 부진한 마해영 대신 중심타선에서 22홈런 81타점을 기록하면서 맹활약을 펼쳤고, 결국 KIA와 3년 FA 계약을 맺는데 성공한다. 그러나 FA 계약을 맺은 이후 심재학은 전혀 다른 선수가 되었다. 2005년 홈런 12개, 2006년 홈런 2개, 그리고 2007년과 2008년에는 단 한개의 홈런도 기록하지 못하고 유니폼을 벗었다.
2000년대 초반 KIA는 LG와 더불어 FA 시장에서 쓴맛을 많이 본 팀 중의 하나였다.
7. 박명환 (2007년 LG, 4년 40억원)
한지붕 라이벌 두산 베어스의 에이스였던 박명환을 4년 40억원에 영입한 LG 트윈스는 박명환이 새로운 에이스로서 역할을 해줄 것이라 기대했다. 계약 첫 해인 2007년 박명환은 10승을 거두면서 기대에 부응하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그것이 전부였다. 지속되는 어깨 부상, 재활을 반복한 박명환은 2010년 4승을 추가하는데 그치고, 결국 올 시즌을 끝으로 트윈스 유니폼을 벗게 되었다.
그 동안 국내 프로야구 FA는 성공 사례보다는 실패 사례가 압도적으로 많은 편이었다. 가장 큰 원인은 역시 한꺼번에 목돈을 거머쥐게 된 것에서 따르는 심리적 요인이다. 몸값에 걸맞는 활약을 보여줘야 겠다는 부담감에 따른 심리적, 육체적 경직으로 인한 부진과 부상, 그리고 한꺼번에 목돈을 거머쥐게 된 것에 대한 심리적 해이에 따른 부진과 부상 등이 원인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이번 FA 시장에서는 홍성흔, 이진영, 정성훈, 이호준 등이 두 번째 FA 계약에 성공하였는데, 4명의 선수 모두 성공적인 FA 사례로 거론될만한 성적을 보여주면서 두 번째 FA 계약에 성공할 수 있었다. 시행 초기의 착오를 딛고 각 구단별로 FA 시장 계약의 기준을 나름대로 확립하여 객관적인 조건을 제시하는데 주력하는 모습이다.
FA는 단기간에 전력을 보완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지만, 한편으로는 돈의 맛에 취해 팀 내 팜시스템 육성에 소홀할 수 있는 여지를 제공할 수 있는 중독성을 내포하고 있다. 과연 2013시즌 새롭게 FA 계약을 맺은 선수들 중 가장 최선의 결과를 가져올 선수는 누구일지 지켜보는 것도 새로운 관심사가 될 것이다. <양형진 객원기자, 나루세의 不老句(http://blog.naver.com/yhjmania)>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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