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인대회 출신들이 연기자로 나서는 것은 어제 오늘일이 아니지만 늘 한가지 편견에 시달려왔다. '얼굴만 믿고 연기한다'는 편견 말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그 편견이 깨지는 조짐이 보이고 있다.
1991년 미스코리아 선을 차지했던 염정아는 SBS 주말극 '내사랑 나비부인'에서 타이틀롤 남나비 역을 맡아 마치 '물 만난 고기'처럼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남나비는 탤런트 출신 1년차 유부녀로 도도, 까칠, 막말, 허영의 아이콘 캐릭터로 시청자들이 극에 몰입하는데 일등 공신 역할을 하고 있다. 그는 이미 영화 '장화홍련' '범죄의 재구성' '간첩' 드라마 '로열패밀리' '워킹맘' 등을 통해 이미 '연기 잘하는 배우'로 자리매김한지 오래다.
SBS수목극 '대풍수'는 오현경과 이승연이라는 미스코리아 출신 40대 배우가 함께 출연중이다. 오현경은 각각 정근(송창의)의 친모이자 이인임(조민기)과 내연의 관계인 수련개 역을 맡았다.SBS '고쇼'의 MC를 맡고 있는 고현정과 같은해 미스코리아 진 출신인 오현경은 탄탄한 연기력을 선보이고 있다. 이승연 역시 이인임의 부인이자 지상(지성)의 친모인 영지 캐릭터를 맡아 극의 중심축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이외에도 최근 종영한 KBS2드라마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 남자'의 박시연은 미스코리아 서울 미 역소 KBS2 주말극 '내딸 서영이'의 이보영은 2000년 미스코리아 대전충남 진이었다. MBC 주말극 '메이퀸'의 주인공 천해주 역을 맡고 있는 한지혜는 2001년 슈퍼모델 선발대회 출신이다. SBS주말극 '청담동 앨리스'에 캐스팅된 소이현 역시 한지혜와 같은 해 대회에 참가했었다. 2005년 한중슈퍼모델대회 1위를 차지했던 김수현은 내년 1월 방송 예정인 MBC드라마 '7급 공무원'에 캐스팅된 상태다.
이처럼 미인 대회 출신 연기자들이 승승장구 하는 이유는 역시 미모와 함께 연기력이 갖춰졌기 때문이다. 이들은 미모보다는 성숙한 연기력을 주무기로 하고 있다는 특징이 있다. 미모와 연기력은 반비례한다는 속설이 깨지고 있는 것. 한 방송 관계자는 "미인대회 출신이 드라마업계에서 살아남기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기본기 없이 미모만 믿고 나섰다간 '반짝' 스타가 되기 십상이다"라며 "데뷔 후 지금까지 연기를 하고 있는 말은 그만큼 본인의 피나는 노력이 있었다는 의미다"라고 귀띔했다. 실제 이승연 오현경 고현정등 연기력을 인정받는 이들은 시간이 흐를 수록 연기력이 무르익는다는 평을 받고 있다.
미모에 연기력이 갖춰져 시너지 효과가 일어나고 있다는 의미다. 게다가 미인대회 출신인 만큼 남다른 패션 센스 등으로 시청자들에게 '워너비 스타'로 여겨지는 것 또한 이들의 강점이다. 이런 점들로 인해 이들은 드라마업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타깃으로 삼고 있는 3040세대에 호응도가 높다.
이들 중 처음부터 시청자들에게 호평을 받은 이들은 드물다. 연기력이든 어떤 면이든 대중의 혹평을 이겨내고 자신의 위치에 오른 이들이 많다. 미인대회 출신이라는 꼬리표가 연기자로 자리잡는데 늘 '급행 티켓'을 발급하는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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