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흔(35)이 다시 10대1 인터뷰에 응했다. 지난 2009년 이후 3년만이다.
스포츠조선은 두산과의 계약이 확정된 후 열흘이 지난 29일 부산에서 홍성흔을 만났다. 인터뷰는 그가 아내 김정임씨와 운영하는 이탈리안 레스토랑 '에이프릴 마켓(April Market)'에서 1시간 가량 진행됐다. 밝고 유쾌하고 '오버'하는 모습은 여전했다. 홍성흔은 FA를 통해 친정팀으로 복귀한 최초의 선수다. 또 두 차례 FA 계약이 모두 4년을 보장해 준 것도 그가 처음이다. 30대 후반의 나이에 여전히 정열 넘치고 밝은 모습이 친정팀 두산의 마음을 움직였다. 그런만큼 프로야구 동료들의 질문은 날카로웠다. 질투와 부러움, 격려, 존경을 아끼지 않았다.
-대부분의 선배님들은 결혼 늦게 하라고 말씀하십니다. 선배님은 결혼과 야구 선수의 성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삼성 최형우)
두 가지 면이 있다고 생각해. 의지력이 약한 선수는 빨리 하는게 좋아. 자기관리라고 해야 하겠지. 양준혁 선배님처럼 혼자서 자기 관리를 잘 하면 늦게 해도 상관없지. 돈관리 같은 여러 부분에서 잘 할 수 있으면 괜찮다. 그런데 의지력이 약한 사람은 빨리 하는게 좋아. 아참, 이번에 너 결혼하지? 정말 축하하고, 형처럼 하체살 안빠지게 관리 잘하기 바란다.(웃음) 음, 하나에서 둘이 된다는게 그만큼 서로를 챙겨야 하는 것이거든. 서로 믿음 저버리지 않고 살면 (야구)성적도 더 좋아지는 것 같아. 가정에 대한 책임감이라는게 있지.
-선배님, FA가 되는 시즌에 성적에 대한 부담이 있을 것 같아요. 어떻게 떨치셨나요.(삼성 장원삼·내년 FA가 됨)
원삼이는 성격이 생각을 많이 하는 스타일 아니잖아. 내가 볼땐 걱정 안해도 될 것 같아. 우선 (성적에 대한)결과를 생각하면 아무것도 할수가 없고, 해오던 방식대로 연습 꾸준히 하면 될 것 같아. 슬럼프가 오면 준비를 더 철저히 하면 올라가는 시기가 오더라. 평소대로 해라. 정말로 그런 부담감이 생기면 취미 생활을 갖는 것도 괜찮아. 골프도 좋고 수영, 낚시, 뭐 어떤 것도 좋아. 너무 야구만 생각하면 역효과가 있을 것 같다. 그런데 너는 단순하기 때문에 대박날 것 같은데?(웃음)
-최근 '홍성흔의 리더십'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있더라. 부담은 없나. 그리고 리더십 롤모델이 있었나.(SK 박진만·동기, 한화 한상훈)
예전에는 보여주기 위한 리더십이었던 것 같아. 보여주기 위한 파이팅? 그런데 고참이 되니까 소속감, 그리고 후배들한테 나쁜 모습 보여주지 않으려는 것, 그런게 리더십으로 이어진게 아닌가 생각한다. 그라운드 안팎에서 후배들한테 귀감이 되고, 모범이 되고 싶은 마음 때문에 지금까지 해왔던 것 같다. 해오던대로 바르게 행동하면서 (후배들)잘못된거 지적해주는 리더십 말이야.(한참 생각한 뒤)롤모델은 없었던 것 같아. 그냥 소속감 때문에 그랬던 것 같다. 롯데면 롯데, 두산이면 두산, 내팀이 잘되기 바라는 마음이 하나로 이끌었나 싶다.
-만약 지금 (딸)화리를 시집 보낸다면 남편감으로 딱이다 싶은 선수가 있는지요. 그리고 어떻게 하면 좋은 남편과 아빠가 될 수 있나요.(SK 정근우)
(웃은 뒤 한참 생각하더니)생각은 안해봤는데, 음, 찬호형처럼 세계적인 스타가 어울리지 않을까.(웃음) 그 정도는 돼야 화리를 데려가지 않을까? 하여튼 자기 일에 충실하고 가정을 위해 책임감이 있는 사람이면 좋겠어. 그런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는 내가 얘기해 보면 알아. 누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찬호형 정도는 돼야 해(웃음). 그리고 좋은 아빠, 남편은 우선 남들이랑 어울릴 시간에 가족한테 투자하는 거. 친구 만날거 다 만나면 가족과 보내는 시간 줄잖아. 야구선수이기 때문에 가족과 보내는 시간이 참 소중하더라. 집에서 가까운 마트를 가더라도 가족과 함께 가는거 있잖아. 대화를 하게 되거든.
-적지 않은 나이에 자기관리도 철저하고 좋은 몸에 넘치는 에너지로 플레이하는 모습이 대단하십니다. 본인만의 특별한 비결이 궁금합니다.(두산 김선우, 한화 최진행)
우선 몸에 해가 되는 것은 안해. 꾸준히 러닝하고, 웨이트하고. 그리고 난 (지명타자라)수비부담이 없기 때문에 정신, 육체적으로 상할 일은 없는 것 같아. 포수를 계속 봤다면 일찍 그만뒀을지도 모르지. 파이팅은 타고난 기질인 것 같아.
-FA를 두 번 하시고 형수님은 가게도 하시는데. 많이 버셨을 것 같습니다. 솔직히 얼마나 버셨나요. 돌직구입니다.(두산 손시헌)
(껄껄 웃으며)아, 글쎄. 벌기는 많이 벌었는데, 그것보다는 재테크로 번게 더 많은거 같아. 구체적인 액수는 좀 그렇고, 내가 번 것보다 와이프가 재테크로 더 모은거지. 너도 와이프랑 잘 상의해. 내가볼 때는 재테크가 제일 중요한 것 같아. 아파트든 땅이든 얼마나 잘 굴리는지가 중요해. 그리고 액수는 나중에 개인적으로 얘기해 줄게.
-성흔아. 난 네가 롯데에 많은 것을 남기고 친정팀으로 돌아간 선택을 존중해. 진심으로 축하해. 이렇게 된거 이제 롯데와 두산, 그리고 너와 내가 정상에서 맞대결을 벌여야 하지 않겠냐.(롯데 조성환·동기)
4년간 진짜 함께 희로애락을 느끼면서 너한테 너무 많은 걸 배웠고, 내가 저질로 놓은거 많이 커버해주고 다독여줬고. 정말 고마웠어. 같이 함께 할 수 없어서 아쉽다. 성환이가 팀리더로 잘 해줄 것으로 믿는다. 진짜 나의 바람도 그런데, 두산과 롯데가 한국시리즈에서 만나는거 바람이고 꿈이다. 이뤄졌으면 한다. 너가 잘하든, 내가 잘하든 우승했으면 한다. 그동안 잘해줘서 너무너무 고맙다.
-우리 어린 후배들을 버리고(?) 가시니까 마음이 편하신지요?(웃음) 혹시 팀을 떠나시며 눈에 밟히는 후배가 있으신지요.(롯데 전준우)
난 진짜 너도 그렇고, (강)민호, (황)재균이, 모든 선수가 다 눈에 밟혀. 개인개인마다 특색있고, 얘기를 깊이 있게 한 후배들이기 때문에 4년 있으면서.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다)후배들 때문에 내가 이렇게 컸고, 좋은 대우를 받고. 다른 팀으로 갈 수도 있었던 갓 같다. 후배들한테 진심으로 고맙고, 사랑한다.
-4년 만에 돌아가는 친정팀 후배들을 어떻게 이끌 생각이에요? '두산 주장 홍성흔'의 모습이 궁금합니다.(KIA 서재응)
글쎄, 일단 다 아는 후배들이고 어색한거는 없을 것 같아. 선배가 됐다고 해서 더 엄격하고 다그치고 그런 것은 없을 것이고, 해왔던대로 내 생각과 가치관, 야구생활을 후배들한테 그대로 보여주면 될 것 같아. 너도 그렇듯이, 내가 앞장서서 하면 따라 하잖아. 그리고 너 덕아웃 앞에서 (응원)하는거 그거 내가 먼저 했거든? 저작권 나한테 있다.(웃음) 아무튼 너도 보기 좋드라.
-현실적인 얘기를 물어볼게. 부산에서 레스토랑 운영하잖아. 서울로 가면 어떻게 할거야? 고민될 것 같은데.(KIA 유동훈·동기)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 하는데, 솔직히 가게는 내가 하는게 아니야. 와이프가 하는건데 내가 없어도 일하시는 분들이 있기 때문에 그대로 놔둘거야. 그리고 너도 광주에 하나 차려라.(웃음)
-공식석상에서 가족과 함께 하는 자상한 아빠의 모습이세요. 야구선수라는 직업을 가진 남편과 아빠로서 쉬는 날 가족들을 위해 특별히 하는 것이 있나요? 또 슬럼프때 어떤 방법으로 극복하시는지.(넥센 박병호)
가족들은 일상생활을 항상 같이 하는게 중요해. 공식석상이라서 아내와 아이들과 같이 가는게 아니라, 마트에 갈 때도 같이 가는 것처럼 그런거야. 얘기할 시간도 생기고, 가족애가 더 생기는 것 같아. 너도 행복하게 사는걸 보니 너도 충분히 자격 있드라. 그리고, 힘들 때면 웬만하면 말수를 줄이고, 장거리 러닝하고 그런다. 술로 풀고 그런 적은 없었어. 스윙 많이 돌리는 것도 좋고.
-내년 시즌 사직에서 열리는 첫 롯데전에서 부산팬들을 위해 특별히 준비한 제스처가 있을까요?(넥센 서건창)
(한참 생각후 진지한 표정으로)헬멧 벗고 사랑해준 팬들에게 정중히 인사를 드릴거야. 그 이상 하면 오버잖아. 그게 최상이 아닌가 생각한다. 정말 정중히 두 번 1,3루쪽 관중석을 향해 헬멧 벗고 고개숙일거야.
-오랫동안 선수로 하실 수 있는 비결좀 말씀해 주세요.(LG 서동욱)
동욱이는 내가 봤을 때 성실하고 노력 많이 하는 스타일야. 그런데 야구장에서 뻔뻔함이 없는 것 같아. 너무 얌전하게 하는 느낌? 실력도 좋은 선수지만 그런 뻔뻔함이 필요하다고 본다. 몸관리는 나이 먹을수록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게 배어지더라. 그게 오래할 수 있는 비결인 것 같아. 특히 아침 챙겨 먹는거 중요해. 꾸준히 웨이트해서 근육 안빠지게 해. 야구장에서 조금 더 뻔뻔해졌으면 한다.
-선배님은 항상 웃는 얼굴이 좋아요. 프로 생활을 오래하신 만큼 징크스가 있을 것 같은데요.(LG 신재웅)
나는 좋을 때는 꿈이 안 꿔져. 그런데 꿈을 꾸는 날에는 성적이 안나오더라. 그거는 그만큼 몸이 허해졌다는 얘기거든. 그렇다고 꿈 안꾸려고 잠을 안 잘 수는 없지. 아무튼 꿈이 나에게는 성적과 연관이 되더라고.
-이번에 저도 NC에서 고참이 됐습니다. 파이팅 넘치는 팀분위기를 만들고 싶은데, 비법을 전수해 주세요.(NC 이승호)
우선, 모범을 보여야 후배들한테 바르게 말할 수 있어. 승호 너도 그런 노력하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할 수 있다고 본다. 귀감이 되는 말과 행동을 하면 후배들도 잘 따라올거야. 나도 부족한 점이 많지만, 후배들 앞에서 안좋은 행동 안하려고 노력해. 항상 후배들한테 팀을 생각하는 말 얘기해 주면 분명 좋은 선배가 될거다. (웃으면서)NC 가서 잘해라. 지못미.
-선배님처럼 프로에서 오래 살아남는 게 목표입니다. 방법 좀 가르쳐주세요.(NC 마낙길·홍성흔의 경희대 후배)
아, 우리 후배. 우선 야구를 잘 하려면 '끼'가 있어야 되고, 얄미워야 돼. 그라운드에서 얄밉고 거칠어야 된단 말이지. 신인때는 그래야 인정받을 수 있다. 다른 사람 하는대로 똑같이 하면 살아남지 못해. 배팅이든, 수비든, 베이스러닝이든 너만의 매력을 찾아. 너만의 장기를 보여주면서 파이팅을 더하면 분명히 롱런할 수 있을 거야. 우리 후배 잘 될 수 있다.
부산=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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