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 입단협상을 벌이고 있는 류현진(25)이 난관에 봉착했다.
협상권을 위임받은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와 다저스 구단측의 대립각이 날로 심화되기 때문이다.
보라스와 다저스 구단 양측의 대립각은 류현진이 미국에 입성(11월 15일)할 때부터 시작됐다.
당시 보라스는 "류현진은 일본리그 출신이었다면 훨씬 많은 포스팅 금액 평가를 받을 수 있었다. 한국에서 9시즌을 충족한 뒤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어 미국 진출을 다시 시도할 수 있다"고 선제공격을 했다.
이에 다저스 구단의 네드 콜레티 단장은 "류현진과의 입단협상은 윈터미팅(4∼7일) 이후에 마무리한다"며 윈터미팅때 또다른 '대어'를 건지면 마음이 바뀔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이후 정중동 상황을 맞은 양측의 신경전은 윈터미팅이 시작되자 다시 가열됐다. 4일과 5일 잇달아 나온 미국 현지 언론들 보도에 따르면 양측 협상에 커다란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콜레티 단장은 4일 "류현진과의 계약 진행상황이 너무 느리게 진행되고 있다. 지금 같은 속도가 지속된다면 계약을 확신하기 힘들다"라며 보라스를 압박했다.
이에 보라스는 5일 "류현진이 LA다저스와 계약하지 못할 시, 내년 시즌 일본에서 뛸 수도 있다"는 엄포로 맞대응했다.
지금까지 일련의 과정들은 입단협상의 관례상 어느정도 예견된 수순이었다. 다저스는 최소비용-최대효과를 노릴 것이고, 보라스는 가능한 최고몸값-최대조건을 추구하는 게 당연한 협상의 법칙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보라스가 터뜨린 '류현진의 일본행' 발언은 현실성이 없는 압박용 카드에 불과하다는 게 지배적인 판단이다. 무엇보다 류현진 자신이 일본행을 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양측은 최대한 유리한 조건을 서로 이끌어내기 위해 팽팽한 신경전을 벌인 뒤 입단협상 마감시한(11일)을 임박해서 결과물이 내놓을 공산이 크다.
현재 류현진의 입단협상에서 가장 큰 걸림돌은 계약기간이다. 류현진은 미국으로 출국하기 전 지인들에게 자신이 받게될 연봉 금액에 크게 연연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국내 야구계의 기대를 뛰어넘는 어마어마한 액수의 포스팅 금액(2573만달러·약 280억원)으로 고평가를 받으면서 한국야구의 자존심을 어느 정도 챙긴 만큼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뛴다는 것 자체가 더 의미있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류현진이 지난달 16일 미국 입성 기자회견에서 "다저스가 명문 구단인 만큼 합리적인 대우를 해 줄 것으로 믿는다"며 유연한 입장을 나타낸 것도 이 때문이다.
반면 보라스 입장에서는 포스팅 금액은 한화 구단의 몫이라 손을 댈 수 없고, 류현진의 실제 연봉에서 일정비율의 수수료를 챙기기 때문에 최대한 많은 돈을 끌어내야 하는 상황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장기계약보다 단기계약이 유리하다. 콜레티 단장이 5일 "장기계약 조건을 제시했더니 곧바로 거절당했다"고 말할 정도로 보라스는 단기계약에 집중한다.
당초 예상대로 다저스는 장기계약에 초점을 맞췄다. 콜레티 단장의 말대로 류현진은 2013년부터 시작되는 팀 체질 개선책의 일환으로 낙점됐기 때문이다. 가능한 장기간 류현진을 붙잡아 두고 본전을 뽑겠다는 것이 구단의 인지상정이다.
반면 류현진 측은 단기계약이 우선이다. 메이저리그에서 포스팅으로 영입된 해외파 선수의 경우 원 소속팀과의 계약기간이 끝나면 곧바로 FA 자격을 얻게 된다. 미국 출신 신인 선수의 경우 6년의 기간을 채워야 FA 자격이 주어지지만(한국의 경우 고졸 9년, 대졸 8년) 포스팅 선수는 별도 규정을 적용받기 때문이다.
류현진은 아직 젊은 나이이기 때문에 2년 정도 짧게 계약해 기량을 검증받은 뒤 FA시장에 나와 다시 한 번 FA 대박을 기대할 수 있다. 보라스 입장에서는 수수료를 챙길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는 셈이다.
다만 장기계약을 하더라도 상당한 금액의 연봉을 보장받는다면 보라스의 입장이 달라질 수 있다. 보라스가 2006년 말 포스팅을 통해 보스턴에 입단한 마쓰자카를 언급하며 이에 버금가는 대우를 요구한 것도 이 때문이다.
마쓰자카의 경우 6년간 5200만달러(약 565억원)의 연봉 대박을 터뜨렸지만 입단 첫해(2007년) 600만달러(약 65억원)로 시작해 800만달러(약 87억원·2008~2010년)→1000만달러(약 108억원·2011~2012년)로 연봉을 점차 높였다.
결국 류현진은 협상의 귀재 보라스의 솜씨를 당분간 믿고 기다릴 수밖에 없다. 그러다가 막판에 가서 메이저리그 입성에 몸이 단 류현진이 적당선에서의 절충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다저스의 노림수이기도 하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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