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좌완 에이스? 두 말 할 것 없이 류현진이었다.
그가 떠났다. LA다저스 입단 소식이 알려진 하루 뒤 삼성 왼손 에이스 장원삼은 생애 첫 골든 글러브를 품에 안았다.
장원삼에게 류현진의 의미? 복합적이었다. 후배지만 류현진은 극복해야 할, 넘어서고 싶은 대상이었다. 대표팀에서도 류현진으로 인해 역할이 줄었다. "현진이가 있어 그동안 편안한 마음으로 대표팀에 갔었다"는 장원삼의 농담 속에는 샬짝 아쉬움도 섞여 있다.
'포스트 류현진' 시대. 낙천적인 사나이 장원삼에게도 살짝 고민이 생겼다. 부러움도 있다. 이제 그는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좌완 에이스다. 눈 앞으로 다가온 WBC에서 중책이 기다리고 있다. 일본 등 세계적 강팀들은 좌타 라인이 강하다. 이를 무력화할 좌완 선발이 중요하다. 그동안 올림픽, WBC, 아시안게임 등 굵직한 국제대회에서 류현진 봉중근 등이 맹활약한 배경이다.
이번 WBC는 좌완 투수에 비상이 걸렸다. 류현진 김광현 봉중근의 삼총사가 모두 참가하기 힘들 전망. 메이저리그 첫 시즌을 앞둔 류현진은 구단 허락을 받기 쉽지 않다. 봉중근과 김광현은 어깨가 아프다. 의지할만한 좌완 선발은 장원삼 뿐이다. 돋보기를 통해 모인 햇빛처럼 자신을 향해 서서히 뜨거워는 관심, 본인도 잘 안다. "훈련이 늦어졌어요. 빨리 준비해야죠. 골든글러브까지 받으니까 막중한 책임감이 느껴지네요." 대표팀 에이스 역할을 도맡았던 류현진의 부재 가능성. 장원삼은 어떻게 받아들일까. "현진이가 없어서 부담되는건 사실이에요. 지금까지 전 대표팀에 아무런 부담 없이 갔었거든요. 이제 제게 관심이 많이 쏠리고 책임도 커졌습니다."
눈덩이 처럼 불어난 책임감. 부담이 있지만 새로운 기회다. 세계 무대에 그동안 생소했던 '장원삼' 이름 석자를 알릴 수 있는 기회다. 류현진의 성공적 메이저리그 진출. 장원삼도 부럽다. "부럽죠. 물론 기회가 된다면야 저도 가고 싶죠. 미국이든 일본이든요." 장원삼은 내년 시즌을 마치면 대졸 8년차 FA가 된다. 국내 다른 팀으로의 자유로운 이적은 가능하지만 아쉽게도 해외진출 추진은 불가능하다. 해외진출을 위해서는 1년을 더 채워 9년차 FA가 돼야 한다. 무거운 책임감과 꿈을 동시에 던지고 떠난 류현진. 이젠 장원삼이 류현진의 존재감과 부재감에 대해 응답해야 할 차례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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