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깊은 선물로 승화됐다.'
LA 다저스의 류현진(25)은 한화에서 뛰던 시절 '소년가장'이라는 말을 자주 들었다.
한화가 최근 몇년간 객관적인 전력 약세로 승수를 챙기기 힘들 때 류현진이 고군분투하면서 승리를 챙겨줬다고 해서 그렇게 불렸다.
그렇게 효자같았던 '소년가장'이 미국으로 떠나면서 제대로 된 가장노릇을 했다.
원소속팀 한화 구단 뿐만 아니라 대전시와 대전팬들에게도 커다란 선물을 안겼다.
류현진이 다저스로 떠나면서 안겨준 이적료의 활용방안을 보면 그렇다.
그동안 야구팬들 사이에서는 류현진의 이적료(2573만달러·약 277억원)는 어떻게 쓰이게 될 것인지 비상한 관심이었다.
일부 팬들은 거액의 이적료를 쏟아부어 쓸만한 선수를 사오자고 주장했지만 그렇게 하기에는 현실적으로 무리가 있다.
대신 한화 구단은 단기적인 선수보강보다 장기적인 투자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한화 관계자들에 따르면 류현진 이적료의 활용방안에 대한 대체적인 윤곽이 나왔다. 우선 대전구장의 인조잔디를 천연잔디로 교체한다.
당초 대전시는 2013시즌이 끝난 뒤 천연잔디로의 교체공사를 실시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15억원 이상의 예산이 들어가는 공사여서 올해 초 대전구장 리모델링 공사를 한 대전시 입장에서는 적잖은 부담이었다.
이에 한화 구단이 류현진 이적료를 활용하기로 하고, 공사시기도 1년이나 앞당겼다. 현재 외야펜스 확장공사 중인 대전구장은 인조잔디도 걷어내기 위해 기초작업에 들어간 상태다.
천연잔디 공사는 여러가지 의미를 내포한다.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을 꾀할 수 있다. 한화 야수들은 그동안 인조잔디에 익숙한 나머지 타구의 바운드가 현저하게 달라지는 천연잔디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올시즌 초반 잦은 수비실책으로 고생했던 이유 가운데 하나로 인조잔디가 꼽히기도 했다.
그런 한화 선수들이 대다수 경쟁팀과 마찬가지로 천연잔디 적응훈련을 충분하게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여기에 대전시의 예산 부담을 덜어주게 되면서 대전시민들도 간접 혜택을 보게 됐다. 대전시의 예산은 곧 대전시민들의 세금이기 때문이다.
대전구장의 변신은 천연잔디에만 그치지 않는다. 노후된 야간경기 조명시설도 교체할 예정이고, 관중석의 편의시설도 대폭 확충된다. 한화 경기를 관전하러 오는 대전팬들에게 또다른 혜택인 것이다.
한화 구단은 최근 개장한 서산 2군전용훈련장에도 류현진의 흔적을 남길 예정이다. 현재 서산구장은 조명시설이 설치돼있지 않아서 2군 야간경기가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조명시설을 추가로 세워서 2군 경기와 야간훈련도 마음놓고 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2군의 경기력 향상은 곧 미래 한화 전력 강화의 화수분이 된다.
구단과 대전구장만 좋아지자고 류현진의 이적료가 쓰이는 것 또한 아니다. 한화는 대전지역 사회인야구 활성화를 위해 사회인 전용 야구장을 짓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문제는 부지선정인데, 대전시의 협조를 얻어 적당한 부지를 찾게 되면 부지매입과 야구장을 신축하는데 이적료를 투자할 계획이다.
이밖에 한화는 유소년 야구 지원 등 사회환원 방안을 찾아 류현진이 남긴 거액의 몫돈을 요긴하게 사용해 한화-대전시-대전시민 모두가 '윈-윈'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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