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앤캐시가 달라졌다.
개막 이후 8연패를 당할때는 꼴찌는 맡아 놓은 것처럼 보였다. 그런데 KEPCO를 꺾더니 현대캐피탈을 물리쳤다. 돌풍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지난 시즌 준우승팀인 대한항공까지 무너뜨렸다. 러시앤캐시는 16일 아산 이순신체육관에서 계속된 NH농협 2012-2013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 홈경기에서 외국인 선수 바카레 다미의 활약을 앞세워 대한항공을 3대1(25-18 25-18 23-25 29-27)로 격파했다. 3연승을 달린 러시앤캐시는 이제 강팀들에게 '저승사자'가 됐다.
러시앤캐시 김호철 감독은 올시즌 목표로 강팀들을 한번씩 잡는 것이라고 했다. 이미 두 팀을 잡았다. 남은 팀은 삼성화재와 LIG손해보험이다.
체력적인 자신감
러시앤캐시 선수들은 지난 비시즌 불안한 날들을 보냈다. 드림식스가 주인을 잃었다. 한국프로배구연맹(KOVO) 관리 구단으로 한 시즌을 보냈지만 새 주인이 나타나지 않았다. 선수들의 눈에 배구공이 들어올리가 없었다. 다행히 시즌 개막을 앞두고 러시앤캐시가 네이밍 스폰서로 참여했다. 현대캐피탈에서 우승 경험이 있는 '명장' 김호철 감독이 새 사령탑에 앉았다. 그러나 선수들의 몸은 준비돼 있지 않았다. 운동을 게을리하면서 체중이 불었다. 코트에서 움직임이 둔했다. 마음만 앞서고 몸이 따라주지 않자 실수만 남발했다. 김 감독은 1,2라운드를 과감히 포기했다. 기술 훈련보다 체력 훈련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타 팀은 비시즌에 끝냈던 체력 훈련을 시즌중에 한 것이다. 차츰 선수들의 몸이 만들어졌다. 김 감독은 "몸무게가 7~8kg 정도씩 빠졌다. 이제 조금 움직임이 빨라졌다"고 말했다. 최근 러시앤캐시의 상승세는 선수들이 체력적으로 자신감을 얻은 게 큰 힘이 됐다.
나쁘지 않은 선수 구성
러시앤캐시 선수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기존 팀들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특히 국내 선수들의 높이와 기술이 좋다. 이날 러시앤캐시는 높이가 좋은 대한항공을 상대로 18개의 가로막기를 성공시켰다. 대한항공(7개)에 크게 앞섰다. 초반부터 안준찬과 박상하가 연달아 대한항공 외국인 선수 마틴의 스파이크를 가로막아 기선을 제압했다. 공격에서도 신영석(15점), 김정환(11점), 박상하(11점) 등이 두자릿수 득점을 기록하며 힘을 보탰다. 여기에 외국인 선수 다미가 완전히 한국 배구에 적응한 모습이다. 이날 혼자서 24점을 뽑은 다미는 50%에 이르는 공격 성공률을 자랑했다.
무엇보다 선수들의 집중력이 크게 좋아졌다. 이날 김 감독은 코트에 나서지 못했다. 이전 현대캐피탈전에서 퇴장을 당해 1경기 출전정지 징계를 받았기 때문. 코트 밖에서 양진웅 코치와 신호를 주고 받으며 경기를 지휘했다. 설상가상으로 4코트 듀스 상황에서 리베로 이강주가 항의를 하다 퇴장을 당했다. 그러나 코트에 남아 있던 선수들은 흔들리지 않았다. 오히려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눈빛은 더욱 반짝 거렸다.
신창범 기자 tigger@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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