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창용이 입단식이 싫다고 했다. 지금은 마이너리거라면서 메이저리그에 올라가고 난 후 하고 싶다고 했다."
지난 13일 미국으로 떠났던 임창용(36)이 메이저리그 시카고 컵스와 계약을 마무리하고 17일 돌아왔다.
컵스 구단이 임창용에게 입단식을 하자고 했다. 그런데 임창용이 사양했다. 그는 "입단식이 뭐가 중요하냐. 주말인데 쉬자"고 컵스 구단을 설득했다. 임창용의 에이전트인 박유현씨는 임창용이 지금은 마이너리거인 무슨 입단식을 하느냐며 정중하게 사용했다고 밝혔다. 대신 컵스는 18일 임창용의 계약을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하기로 했다.
임창용이 미국에 있었던 지난 4일 동안 컵스 구단은 계약에 대해 확인해주지 않았다. 또 계약 조건을 두고 앞서 국내에서 알려졌던 내용과는 다르다는 보도가 나왔다. 마이너리그 계약이며 보장된 금액은 적을 것이라고 했다.
박유현씨에 따르면 임창용의 이번 계약은 복잡하다.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가 분리돼 다른 조건으로 이뤄진 스프릿 계약이기 때문이다. 박씨는 계약기간은 '1+1'이 맞다고 했다. 2013년과 2014년 계약 사항이 다르다. 박씨는 "개런티(보장) 금액을 밝히기는 어렵다. 구단도 그 부분을 공개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2년간 최대 500만달러(약 54억원)가 된다"면서 "개런티와 보너스를 모두 합쳤을 때 그 액수가 된다. 구단과 임창용 모두 서로 선택 조항을 갖고 있는데 임창용이 풀타임 메이저리거가 되면 보너스를 받는게 크게 어렵지 않다. 컵스가 좋은 조건을 제시했고 임창용이 합의했다"고 밝혔다.
임창용은 "계약 조건은 잘 모른다. 처음부터 신경 안 썼다"고 했다. 박씨는 보장 금액 부분을 밝힐 수 없는 이유로 "마이너리거는 받을 수 있는 연봉의 한계가 있는게 그걸 밝히기가 좀 그렇다"고 말했다. 공개하고 싶지 않을 정도의 적은 금액으로 추정할 수 있다.
임창용은 내년 받을 마이너리그 연봉 보다 도전에 의미를 두고 있다. 그는 올해 6월말 일본 야쿠르트에서 오른 팔꿈치 인대를 또 다쳤다. 지난 2005년 삼성 시절 다쳤던 곳이 또 고장났다. 7월 인대 접합 수술을 받았고, 내년 7월말까지 재활치료 및 훈련을 받아야 한다. 시카고 컵스는 그런 임창용과 계약을 했다. 내년 보다는 2014년 활약에 기대를 걸었다고 한다. 사이드암스로로 150㎞에 달하는 빠른 직구를 던질 수 있는 임창용을 매력적인 불펜 카드로 평가했다. 또 일본에서 5시즌 동안 238경기 출전, 11승13패128세이브(평균자책점 2.09)를 기록한 성적을 인정했다고 한다.
임창용은 컵스 홈구장 리글리필드를 방문했다. 구단주(토드 리켓츠)도 만났다. 메디컬테스트는 따로 받지 않았다. 수술전 건강검진 자료를 컵스 구단이 받아들였다고 한다. 등번호는 0번을 받았다. 박씨에 따르면 구단주가 임창용은 재활훈련만 잘 마치고 공을 던질 수 있는 상태가 되면 메이저리그에서 지더라도 끌고 가기로 약속을 해줬다고 한다. 지금 당장은 마이너리거지만 몸만 성하면 메이저리그에서 등판 기회를 많이 잡을 수 있다는 얘기다.
임창용은 "미국 무대는 계속 열망했던 것이라 처음 시작한 느낌은 아니다. 지금이 아니면 미국에 못 갈 것 같았다. 나이도 있고 특급 활약을 할 수는 없겠지만 메이저리그를 경험해보고 싶었다"면서 "앞으로 재활훈련이 어떻게 되느냐가 가장 중요하다. 내년 7월말 또는 8월초에는 메이저리그로 올라오고 싶다"고 말했다.
최근 추신수가 신시내티로 이적했다. 컵스는 신시내티와 같은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소속이다. 따라서 임창용이 메이저리그로 올라올 경우 코리안 메이저리거들의 잦은 맞대결을 기대할 수 있다. 임창용은 "나는 미국 또는 외국인 선수를 상대해서 이기는 게 좋다. 한국인들끼리의 대결은 피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이달말 또는 내년 1월초 미국 애리조나로 건너가 컵스 구단과 함께 재활훈련을 할 예정이다.
인천공항=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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