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 치열한 방송 3사의 수목극 대전이 2013년 새해를 맞아 더욱 뜨거워진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1월 16일 액션 코미디물 MBC '7급 공무원'이 첫 번째 주자로 나서는 데 이어 2월 13일엔 블록버스터 액션물 KBS2 '아이리스2'와 정통 멜로 SBS '그 겨울 바람이 분다'가 동시에 출격한다. 현재 방영 중인 KBS2 '전우치', MBC '보고싶다', SBS '대풍수'가 반환점을 넘어선 12월 마지막주까지도 시청률 10% 안팎에서 2~3% 포인트 차이로 초접전을 벌이고 있어, 신작 수목극들은 누가 됐든 전작의 후광을 크게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각자의 매력으로 승부를 가려야 하는 신작들의 경쟁 전략도 점점 복잡해지고 있다.
'7급 공무원' 대박, 안방에서 재현할까?
2013년 첫 수목극인 '7급 공무원'은 김하늘과 강지환이 주연을 맡았던 동명 영화의 프리퀄 드라마다. 서로의 신분을 모르는 국가정보원 요원 두 남녀의 사랑과 활약상을 중심으로, 영화에는 없던 두 남녀의 첫 만남과 국가정보원 직원이 되기까지의 우여곡절도 그려진다. 영화 시나리오에 이어 드라마의 대본까지 집필한 천성일 작가가 영화화 이전에 드라마화를 염두에 두었던 만큼 풍성한 에피소드가 기대된다. 특히 '로맨틱 코미디의 여왕' 최강희와 '시청률 보증수표' 주원의 조합이 흥미롭다.
원작 영화는 2009년 개봉해 410만명의 관객을 동원, 그해 한국영화 흥행순위 3위에 올랐다. 그만큼 시청자들에게 '7급 공무원'의 이미지가 강렬하게 인식돼 있다는 얘기다. 드라마에선 원작 영화의 장점은 끌어안되 그 그림자를 지우고 자신만의 색깔을 내야 할 필요가 있다. 2시간짜리 영화를 20부작으로 늘려놓은 것에 불과하다면, 굳이 드라마를 봐야 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아이리스2', 속편의 저주 빗겨갈까?
'아이리스2'는 지난 11월 말 헝가리 촬영을 시작으로 캄보디아 앙코르와트와 일본 아키타 등에서 촬영을 진행하며 대장정에 돌입했다. 초대형 블록버스터답게 스케일부터 남다르다. 촬영에 앞서 공개된 프로모션 영상을 통해 몸을 사리지 않은 액션 투혼을 보여준 배우들의 활약도 기대를 모으는 대목이다. '추노'를 능가하는 카리스마를 보여준 장혁과 테러리스트로 변신한 이범수, 여기에 윤두준, 이준, 강지영 등 아이돌 한류스타들도 합세했다. '아이리스2'는 NSS 최고 정예요원이었던 김현준(이병헌)의 죽음 3년 후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백산 역의 김영철과 박영철 역의 김승우는 시즌1에 이어 또 한번 '미친 존재감'을 예고하고 있다.
그러나 앞서 '아이리스1'의 스핀오프인 '아테나:전쟁의 여신'이 100억대 제작비에도 불구하고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던 터라, '아이리스2'의 흥행을 낙관하기는 어렵다. 블록버스터다운 화려한 볼거리뿐만 아니라 액션 첩보물다운 짜임새 있는 이야기 전개가 있어야만 '속편의 저주'에서 빗겨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 겨울, 바람이 분다' 감성 멜로 통할까?
올 연말 수목극에선 멜로물이 강세였다. KBS2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 남자'가 송중기 문채원의 절절한 멜로와 복수극을 앞세워 흥행에 성공했고, 뒤를 이어 MBC '보고싶다'가 서스펜스와 감성 멜로가 뒤섞인 이야기로 호평받고 있다. '그 겨울, 바람이 분다'는 이런 멜로 열풍의 뒤를 잇는 작품이다. 수많은 마니아를 거느린 노희경 작가의 작품이라는 사실만으로도 색다른 '명품 멜로'의 탄생을 기대하는 팬들이 많다.
'그 겨울, 바람이 분다'는 국내에서 김주혁 문근영 주연의 영화로 만들어지기도 했던 일본 드라마 '사랑따윈 필요없어, 여름'의 리메이크작이다. 청담동 최고 겜블러와 시각장애에 시달리는 대기업 상속녀가 만나 희망과 사랑을 찾아가는 내용을 그린다. 군제대 후 공백이 길었던 조인성의 복귀, 그리고 2008년 '그들이 사는 세상'에 이어 5년만에 노희경 작가와 다시 만난 송혜교의 출연으로 화제가 됐다. 화려한 액션과 볼거리르 앞세운 '아이리스2'와 '7급 공무원'의 틈바구니에서 감성 멜로가 힘을 발휘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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