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에 '달리는 야구'를 기대할 수 있을까. 일명 '롯데 육상부'.
과거 육상부 애칭을 달고 살았던 두산 처럼 말이다. 두산은 이종욱 등 발빠른 선수들의 '뛰는 야구'로 재미를 봤었다.
그동안 롯데는 달리는 야구 보다는 호쾌한 타격을 앞세운 팀컬러였다. 2012시즌에도 팀 도루는 119개였다. 도루 실패(53개) 횟수까지 합치면 172개였다. 도루가 가장 많았던 넥센(179개 성공, 72개 실패)과 비교하면 70개 이상 적었다.
이랬던 롯데가 2013시즌에는 달라진다. 2012시즌 넥센에 버금갈 정도로 한 베이스를 더 가기 위한 야구를 한다. 올해까지 넥센을 이끌었고 지난달 롯데 사령탑에 오른 김시진 감독이 과감한 주루 플레이를 강조하고 있다. 그의 주장은 이렇다. "주자가 1루에 있는 것과 2루에 있는 것은 천지 차이다. 따라서 주자가 출루하면 어떻게든 득점권에 주자를 보내야 한다." "선수들은 한 베이스를 더 가려고 노력해야 한다. 도루 등 과감한 주루 플레이를 하다 죽으면 팬들도 인정할 것이다."
김 감독은 넥센 시절 주자 1,3루 상황에서 타석에 득점권 타율이 낮은 선수가 들어갈 경우 더블 스틸 작전을 종종 펼쳤다.
올해 롯데에서 가장 많은 도루를 했던 선수는 FA(자유계약선수)로 KIA로 떠난 김주찬이다. 총 45번 시도해 32번 성공했다. 팀 도루의 25% 이상을 책임졌었다. 그 다음으로는 황재균(26개) 전준우(21개) 손아섭(10개) 순이다.
김주찬의 공백으로 롯데의 기동력은 더 떨어질 수 있다. 김주찬이 주로 맡았던 1번 타순엔 황재균 손아섭 김문호 김대우 조홍석 등의 이름이 후보로 올라 있다. 최근 황재균의 부친은 아들이 1번 타자 후보에 올랐다는 얘기를 듣고 달리기 교실에 황재균을 등록했다고 한다. 황재균 손아섭 김문호 모두 야구 지능이 좋고 발이 빠른 편이다. 박흥식 타격 코치가 주목하고 있는 조홍석도 타격은 물론이고 주루에도 재능을 갖고 있다.
김 감독은 이런 구상은 그의 취임 일성이었던 '이기는 야구'에서 출발한다. 그가 생각하는 요즘 국내야구는 생각 처럼 안타를 많이 때려서 점수를 뽑기 힘들다. 물론 안타를 많이 쳐 호쾌하게 점수를 뽑으면 두말할 필요없이 좋다. 하지만 실상이 그렇지 않기 때문에 승패를 가르는 1~2점을 짜내기 위해 과감하게 달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칠 수 있을때까지 기다리기 보다는 한 베이스를 더 가기 위해 움직이다 죽는게 낫다고 본다.
롯데는 내년 1월 7일부터 동계훈련을 시작한다. 그 어느 때보다 주루 훈련에 많은 시간을 할애할 것 같다. 김 감독의 생각 대로 롯데의 선수들이 움직여 줄지는 지금으로선 속단하기 이르다. 발이 빠르고 과감한 주루 플레이를 주저하지 않는 선수들이 김 감독의 눈에 들 가능성은 매우 높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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