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배만 부르면 된다?'
동아원의 '기습' 밀가루 인상이 도마 위에 올랐다.
동아원은 지난 21일부터 밀가루 출고가를 평균 8.7% 인상했다.
이에 따라 업소용 포장제품 1포대(20㎏) 기준 중력분 1등급은 1만6600원에서 1만8150원으로, 박력분 1등급은 1만5850원에서 1만 7330원으로 각각 9.3% 인상됐다.제빵에 사용하는 밀가루인 강력분 1등급은 6.2% 인상, 1만8250원에서 1만9390원으로 올랐다.
동아원 관계자는 "서민 물가 안정을 위해 인상폭을 하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05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국제 밀가격은 6월부터 급격하게 상승하여, 6월 대비 12월 현재 약 40% 상승했다. 선구매한 물량이 소진되는 12월 이후로는 상승이 불가피했다"는 것이 동아원 측 주장이다. 더불어 비난 여론을 의식해 "밀가루 가격이 소비자 물가지수에 미치는 영향은 0.1%정도다. 밀가루 가격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주장은 과장된 측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번 동아원의 밀가루 인상을 놓고, 여론은 결코 호의적이지 않다. 식탁 물가 인상이 서민들의 생활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는 굳이 설명이 필요없는 일.
더불어 인상 시점도 눈총을 받고 있다. 대통령선거가 끝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인상을 발표한 것은 임기 말 이완된 분위기를 노린 처사라는 지적이다.
'밀값 상승 이전 선구매한 물량으로 가격인상을 억제해왔으나, 재고 소진 시점에 맞춰 가격 인상을 단행할 수밖에 없었다'는 동아원의 해명에 설득력이 떨어지는 것도 사실이다. .
더욱이 회사 내부 사정을 보면, 이번 인상 결정이 과연 불가피했는지 의구심이 든다.
제분업체의 올 한해 실적표는 대체로 장밋빛이다. CEO스코어 등에 따르면 최근 가격을 연달아 올리고 있는 제분업체등 국내 21개 주요 가공식품업체의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은 총 1조7171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같은 기간 1조4408억원에 비해 무려 19.2%나 늘어난 수치다.
이중 동아원은 특히 호성적을 기록했다. 작년 한해 영업이익이 3억원 적자에서 올 3분기까지 135억원으로 늘어났다.
따라서 이렇게 풍성한 한 해를 보낸 회사가 경영상 어려움을 호소하는 것은 당연히 엄살로 비춰진다. '연말 서둘러 가격을 올려야 할 정도로 과연 회사 사정이 어려운가', '소비자들은 경기 침체의 늪에서 헤매는데, 자기 배를 불리는데만 급급했다'는 등의 비난 여론에서 자유롭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한편 동아원은 지난해 전체 8137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동아원 그룹에 속해있다. 나라셀라(와인) FMK(페라리 유통) 등 동아원 그룹의 28개 계열사 중 대표 얼굴로서, 현 이희상 그룹 회장이 특별히 애정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한국제분협회장과 대한상공회의소 중견기업위원회 위원장으로도 업계에서 큰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전상희 기자 nowater@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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