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연말 일주일간 해외여행으로 그동안의 스트레스를 풀고 돌아온 이만수 감독은 "앞으로 퍼즐 맞추기를 해야한다"며 새로운 SK를 만들겠다고 했다. SK는 지난해 FA로 4번타자 이호준이 NC로 이적했고, 마무리를 맡았던 정우람은 군입대를 한 반면 다른 전력 보강이 없어 지난해보다 약화된 모습이 우려되고 있다.
유일한 전력보강은 외국인 투수 2명의 영입이다. 왼손 크리스 세든과 덕 슬래튼을 데려와 왼손 마운드를 보강했다. 지난해 워낙 외국인 투수의 활약이 미미했던 SK였기 때문에 외국인 투수들이 제대로만 활약해도 큰 전력 보강이 되는 SK다.
외국인 투수들은 대부분 선발로 뽑는 경우가 많다. 지난해 두산의 프록터처럼 마무리는 흔치 않다. 외국인 투수를 중간계투 요원으로 활용하는 것은 대부분의 팀에선 상상도 못할 일. 중간계투는 국내 투수들로 구성해도 충분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감독은 세든은 선발로 기용하고 슬래튼은 중간계투로 쓸 계획을 밝혔다.
이 감독은 "마무리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박희수를 마무리로 돌리고 박희수의 빈자리를 슬래튼으로 메울 생각을 하고 있다"면서 "중간계투로 쓰기 위한 외국인 투수를 영입하는 경우는 우리가 처음이 아닐까 한다"고 했다. 이유는 박희수를 마무리로 쓸 경우 중간계투진에 믿을만한 왼손 투수가 없기 때문. SK는 한 때 넘쳐나는 왼손 투수들로 타 팀의 부러움을 샀지만 이승호의 롯데 이적과 전병두의 수술, 고효준의 입대 등으로 왼손 투수들이 빠져나가는 바람에 지난해엔 박희수와 정우람이 왼손 불펜의 듀오로 활약했다. 여기에 정우람까지 빠져 불펜엔 박희수만 남게됐고, 불펜 강화를 위해 외국인 투수를 쓰기로 한 것. 세든과 함께 송은범 채병용 윤희상 등 선발진은 어느정도 갖춰져 있다는 점도 한명의 외국인 투수를 불펜으로 돌릴 수 있는 이유다.
슬래튼은 1m96, 98㎏의 큰 체구를 지닌 슬래튼은 140㎞ 초반대의 직구와 안정적인 제구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미국에서 주로 중간계투로 던졌다.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메이저리그 216경기에 등판한 슬래튼은 선발로는 한번도 던지지 않았다. 마이너리그에서도 대부분 불펜투수로 활약을 했었다. 선발 경험도 있기 때문에 선발 전환도 가능한 전천후 투수.
물론 변수는 있다. 박희수가 아닌 다른 투수가 마무리 후보로 떠오른다면 박희수를 중간에 둘 수 있게 된다. 슬래튼이 마무리로 들어갈 수도 있다.
이 감독은 "어디까지나 계획일 뿐이다. 상황은 바뀔 수 있다. 3월 중순까지는 퍼즐 맞추기를 어느정도 마칠 생각"이라며 "모든 것은 전지훈련과 연습경기, 시범경기를 마친 뒤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전력 누수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 감독이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룰 수 있을지 관심을 끈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