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한국 셔틀콕, 독기 시리즈로 코리아오픈 쾌거

by
배드민턴 여자단식의 기대주 성지현이 코리아오픈에서 4강에 진출했다. 사진제공=대한배드민턴협회
Advertisement




Advertisement
한국 배드민턴이 새해 첫 국제대회를 '독기 시리즈'로 쾌조의 스타트를 끊었다.

한국은 13일 서울 방이동 SK핸드볼체육관에서 벌어진 2013 빅터코리아오픈 배드민턴 슈퍼시리즈프리미어대회서 연속 쾌거를 달성했다.

Advertisement
성지현(한국체대)은 2005년 전재연 이후 8년 만에 여자단식 우승을 이룩했고, 남자복식 고성현(김천시청)-이용대(삼성전기)는 2년 만에 금메달을 탈환했다.

한국이 최대 상금 규모(100만달러·약 10억6000만원)를 자랑하는 코리아오픈에서 총 5개 종목중 2개 금메달을 따낸 것은 지난 2008년(남자단식, 혼합복식) 이후 처음이다.

Advertisement
이날 결승에서 최대의 이변 주인공은 성지현(세계랭킹 7위)이었다. 성지현은 중국의 강호 왕스셴(세계 5위)을 2대0(21-12, 22-20)으로 물리치고 생애 처음으로 프리미어 대회 정상에 올랐다.

3년 전 이 대회 결승에서 왕스셴에게 고배를 마셨던 아픈 기억을 되갚아 준 성지현은 이로써 한국의 취약분야인 여자단식에 청신호를 밝혔다.

Advertisement
김중수 대표팀 감독을 비롯한 국내 배드민턴계는 "성지현이 이번 대회에서 4강까지만 진출해도 잘한 것이라고 기대했는데 의외의 소득을 거뒀다"고 기뻐했다.

성지현은 "한국에서 열리는 국제대회이고, 보는 분들이 많은 만큼 독기를 품고 준비했다"고 말했다. 그가 언급한 '보는 분'들의 중심에는 아버지인 성한국 전 대표팀 감독이 있었다.

성 감독은 2012년 런던올림픽 당시 발생한 '고의패배' 파문으로 인해 지도라로서 책임지는 차원에서 국가대표팀 제명 징계를 받았다. 성 전 감독은 이날 일반인 자격으로 관중석에서 딸의 경기를 지켜봤다.

런던올림픽때 감독인 아버지를 따라 여자단식에 출전했다가 실패했던 성지현은 파문 이후 처음으로 아버지가 보는 앞에서 국제대회 무대에 섰다. 런던올림픽 파문으로 인해 고난의 시간을 보낸 아버지에게 한층 성장한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독을 품고 경기에 임했던 것이다. "얼마나 전력을 다했던지 경기가 끝나고 서있기도 힘들었다"는 성지현은 "우승을 확정한 뒤 가장 먼저 떠오른 분은 아버지와 어머니였다"고 말했다. "기쁨의 눈물이 목끝까지 올라왔지만 예쁘지 않게 보일까봐 일부러 참았다"는 애교섞인 농담도 빼놓지 않았다.



13일 벌어진 빅터코리아오픈 남자복식 결승에서 강경진 코치가 고성현-이용대에게 작전지시를 한 뒤 벤치로 돌아가고 있다. 최만식 기자


고성현-이용대(세계 10위)도 '독기'로 승부한 케이스다. 이들에게 독기를 품게 한 이는 이날 결승 상대였던 덴마크의 마티아스 보에-카스텐 모겐센(세계 1위)이었다.

지난해 11월 중국오픈 결승에서 이들을 처음 상대했다가 2대0으로 완패한 고성현-이용대는 '타도 덴마크'를 목표로 세우고 맞춤형 훈련으로 준비해왔다.

이른바 '연단훈련'으로 강경진 코치가 높이 1m짜리 연단에 올라서서 가상의 고공 스매시를 날려주면 이를 받아내는 방식이다. 높이에서 고성현(1m80), 이용대(1m77)에 비해 우월한 보에, 모겐센(이상 1m85)이 꽂아대는 타점높은 스매시에 고전하는 단점을 노출하자 고안된 이색 훈련이었다.

단단히 독을 품은 고성현-이용대는 강 코치의 혹독한 지도 아래 하루 평균 1000개씩의 고공 스매시를 받아내야 했다. 이 과정에서 오히려 먼저 녹초가 되는 쪽은 강 코치였다. 선수 2명을 상대하다보니 셔틀콕을 때리는 횟수는 배에 달했기 때문이다.

역시 땀은 배신하지 않았다. 2개월간의 혹독한 '연단훈련' 끝에 이날 결승전에서 2대1(19-21, 21-13, 21-10) 역전승을 거두며 국제대회 4개 연속 우승을 만들었다.

고성현과 이용대는 "장신 상대의 맞춤형 훈련 덕분에 결정적인 스매시를 받아내면서 경기가 잘 풀렸다. 앞으로 다시 만나도 이길 자신있다"고 했고, 강 코치는 "처음엔 팔이 끊어질 듯 아팠지만 지금은 팔뚝이 현역 시절 만큼 탄탄해졌다"며 활짝 웃었다.
올림픽공원=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