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 '코리언 영건' 돌풍이 불까. 조짐은 좋다. 그동안 최경주(43·SK텔레콤)와 양용은(41·KB금융그룹), 위창수(41·테일러메이드), 케빈 나(30·타이틀리스트) 등 PGA 투어 1세대들이 이름을 알리는데 분주했다. 그러나 미국이나 유럽세에 비하면 여전히 골프 변방이다.
그런데 올해는 출발이 좋다. 특히 '젊은 피'들의 활약이 눈부시다. 정규시즌에 앞서 퀄리파잉스쿨에서부터 한국 골프는 이슈가 됐다. 이동환26·CJ)이 Q스쿨을 수석으로 통과했다. 한국은 물론 아시아선수로 PGA Q스쿨에서 1위를 차지한 것은 처음이다. 김시우(18·CJ)는 최연소 합격자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김시우는 17세 5개월 6일로 종전 기록인 2001년 타이 트라이언(미국)의 17세 6개월 1일을 약 한달 정도 앞당겼다. 2012년 신인왕도 재미교포 존 허(23)가 차지했다.
정규 시즌이 개막하자 한국(계) 선수들은 실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21일(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라킨타의 PGA웨스트 파머 코스(파72·6930야드)에서 끝난 휴매너 챌린지 마지막 라운드에서 재미교포 제임스 한(32)이 보기없이 이글 2개, 버디 6개를 쓸어담아 10언더파 62타를 쳤다. 올해 PGA 투어에 데뷔한 제임스 한은 합계 24언더파 264타를 적어내 공동 4위에 올랐다. 우승컵은 최종합계 25언더파 263타를 친 3명이 벌인 연장전에서 승리한 브라이언 게이(미국)에게 돌아갔다.
생애 처음 PGA 투어에서 톱10에 이름을 올린 제임스 한은 UC버클리대학을 졸업, 2012년 2부 투어 렉스 호스피털 오픈에서 첫 우승을 거두며 상금랭킹 5위에 올라 올해 PGA 투어 출전권을 따냈다. 재미교포 리처드 리(25)는 15번홀(파3)에서 홀인원을 기록하는 등 하루동안 6타를 줄여 공동 10위(21언더파 267타)로 대회를 마쳤다. 전날 맹타를 휘둘러 공동 7위까지 오른 배상문(27·캘러웨이)은 샷이 흔들리면서 공동 27위(18언더파 270타)에 머물렀다.
앞서 하와이에서 열린 개막전인 소니오픈에선 뉴질랜드 교포 골퍼인 대니 리(23)가 공동 13위에 이름을 올렸다. 주목할 부분은 2개 대회에서 교포 선수들이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에서 건너간 '영건'들도 기회를 노리고 있다. 2년차 배상문과 노승열(22·나이키)은 우승이 가능한 선수들로 평가받고 있다. 배상문은 휴매너 챌린지 3라운드에선 보기 없이 버디만 8개를 쓸어담는 등 샷 감을 찾는데 성공했다. 이번 대회에 앞서 나이키로 클럽을 교체한 노승열은 컷 탈락의 쓴맛을 봤지만 적응기를 끝낸다면 기대를 걸어볼만한 실력파다. 어깨 부상으로 주춤한 이동환은 PGA 투어 출전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부상 투혼'을 발휘한다는 각오다. 아직 만 18세가 되지 않아 오는 6월까지 대회에 출전할 수 없는 김시우는 미국에서 캠프를 차리고 월요 예선에 도전해 정규대회 출전을 노린다.
아직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만큼 한국 선수들이 '대세'로 자리잡지는 못했다. 하지만 꾸준히 PGA 투어 문을 두드리는 젊은 한국 선수들이 늘고 있어 미래는 희망적이다.
신창범 기자 tigger@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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