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제52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는 28일 대의원총회가 열리기 하루 전부터 시작됐다. 대한축구협회가 27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대의원만찬을 주재하면서 부터다. 풋살연맹 회장을 제외하고 차기 협회장을 결정할 23명의 대의원들이 호텔에 모습을 드러냈다. 병상에 있던 전형두 경남축구협회장은 휠체어를 타고 나타났다.
겉으로 드러난 선거 전날 밤은 고요했다. 하지만 대의원의 표심(心)을 얻고자 하는 후보들의 물밑작업은 치열했다. 마지막 전투를 앞둔 장수처럼 각 후보들은 자정이 넘은 시간까지 '내 편'의 표심을 굳건히 하기 위해 발품을 팔았다. 측근도 배제한 각개전투였다.
28일 오전 9시. 분주한 움직임은 계속됐다. 그랜드힐튼 호텔 주변에 피켓을 든 특정 후보 지지자들이 막바지 선거 운동을 펼쳤다. 선거날의 아침을 연 뜨거운 외침이었다. 대의원총회가 열리는 그랜드볼룸 입구에도 피켓을 든 운동원들이 진을 쳤다.
9시 30분. 대의원들이 속속 대의원총회장으로 입장했다. 이에 맞춰 4인의 후보들도 마지막까지 대의원과 눈이라도 한 번 더 마주치기 위해 분주히 움직였다. 각 후보 지지자, 선거 캠프 관계자, 축구인을 포함해 300여명이 선거장 주변으로 몰려 들었다. 선거를 향한 축구계의 뜨거운 관심은 살을 에는 듯한 추위마저 녹일 기세였다.
10시. 대의원총회가 시작됐다. 4인의 후보가 차례대로 정관을 발표했고, 각 후보를 지지하는 지지자들의 마지막 응원전이 펼쳐졌다.
11시 50분, 곳곳에서 환희와 탄식이 터져나왔다. 각 후보 진영의 희비가 엇갈렸다. 1차 투표가 끝이 났다. 8표를 얻으며 1위를 차지한 허승표 피플웍스 회장 선거캠프 관계자는 희미한 미소를 보였다. 결선 투표를 통해 당선될 수 있다는 확신이 선 것이다. 반면 정 회장 캠프 측 관계자는 분주했다. 2차 투표에 앞서 생긴 5~10분간의 휴식시간동안 표심 재확인에 여념이 없었다.
10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투표장 밖에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곧이어 정 회장이 대의원총회장으로 발걸음을 옮겼고, 1차 투표에서 탈락한 윤상현 새누리당 의원과 김석한 전 중등연맹회장이 그의 옆에 자리했다. 이들은 악수를 나누고 축하 인사를 건네며 길었던 선거전을 마무리했다.
낮 12시, 정 회장이 제52대 대한축구협회장의 첫 업무로 대의원 총회를 진행했다. 이후 정 회장이 당선 기자회견장으로 향한 사이 약 2시간이 넘게 총회에 참석했던 대의원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표정 관리에 여념이 없었다. 정 회장 캠프 인사와 웃으며 악수를 건네는 대의원, 결과에 승복을 할 수 없다는 듯 말 없이 총회장을 빠져나간 대의원 등 모습도 가지각색이었다. 한 대의원은 "대의원들이 정말 힘든 시간을 보냈다. 빨리 술 한잔 하러가야 겠다"며 빠르게 발걸음을 옮겼다. 또 다른 대의원은 "그동안 휴대전화기 전원을 켜 놓지 못했다. 전화가 빗발쳤다. 이제서야 전원을 켤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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