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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분석]NC 신축구장? 통합창원시의 과욕이 부른 참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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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자해지(結者解之)가 필요한 순간이다. 일을 저지른 창원시가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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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시가 신축구장 발표를 두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당초 '1월 내 발표'를 공언했지만, 이마저도 물 건너갈 위기다. 도대체 왜 짓기로 한 야구장은 입지조차 결정하지 못하고 있는 걸까. '통합' 창원시가 태동하기 시작한 2009년으로 시계추를 되돌려 보자.

마-창-진의 잘못된 만남, 껍데기만 '통합' 창원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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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 창원시는 2010년 7월 공식 출범했다. 마산-창원-진해라는 3개 시가 행정구역 자율통합으로 하나의 시가 됐다. 인구 108만명으로 기초지방자치단체로서는 국내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했다.

하지만 태생적으로 불완전했다. 밑에서부터 시작된 통합이 아니었다. 중앙정부의 행정구역 자율통합 계획에 의한, 위에서 내려온 통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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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차 역시 졸속이었다. 2009년 8월 정부의 자치단체 자율통합 지원책이 발표된 지 불과 한 달 여만에 행정구역 통합 신청이 이뤄졌다. 당론에 따라 시의회는 갈기갈기 찢어졌지만, 다수인 여당의 논리로 3개 시의회는 2009년 말 나란히 통합을 최종 결의했다.

당시 지역에서는 주민투표를 하자는 의견이 나왔다. 하지만 통합의 진정한 주체인 시민의 의견은 철저히 묵살됐다. 정부와 정치인들의 논리, 당론에 휩쓸려 통합이 결정됐다. 자율이 아닌 타율, 강제적인 통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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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통합 창원시'에서 살아가야 할 시민 중 일부는 "여기가 왜 창원시야?"라며 불만을 품기도 했다. 물리적으론 통합했어도 화학적 통합은 이루지 못했다.

프로야구단 유치? 통합 창원시, 의욕이 앞섰다

2010년, 통합을 앞둔 창원시는 6.2 지방선거를 통해 초대 수장을 뽑았다. 박완수 구 창원시장이 통합 창원시 초대시장에 당선됐다. 통합 이후 의욕적인 행보가 이어졌다.

프로야구 9구단 유치는 하이라이트였다. 젊은 게임기업 엔씨소프트와 손을 잡고, 2010년 12월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창단의향서를 제출했다. 결국 2011년 3월, 통합 창원시를 연고로 하는 NC다이노스가 탄생했다.

야구단 유치는 통합 창원시의 힘을 보여줄 절호의 기회였다. 여러 사업 중에서도 '공적'으로 남기기에 그만한 선택이 없었다. 게다가 통합 이전 마산은 야구열기라면 부산이 부럽지 않을 정도였다. 여러모로 매력적인 카드였다.

지난 2011년 3월31일 열린 프로야구 9구단 창단 승인식에서 '상호 협약식'을 갖고 있는 김택진 NC 구단주와 박완수 창원시장(오른쪽).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통합 창원시는 당시 2만5000석 이상의 신축 구장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그때만 해도 의욕이 넘쳤다. 바닷가와 맞닿아 있는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홈구장을 청사진으로 내세우기도 했다.

하지만 정작 야구단이 유치되자 '딴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창원시가 시의회의 동의 없이 일을 진행했다는 것이었다. 시의회에서 창단협약의 핵심 조항이었던 5년 이내 2만5000석 이상의 신축구장 건립에 딴지를 건 것이다. 야권에서 "시 재정도 열악한데 왜 우리가 1500억원이 넘는 돈을 들여 야구장을 지어줘야 하나?"라는 말이 나오기 시작했다.

창원시는 유치에만 사활을 걸었지, 내부의 동의는 뒤로 미룬 상태였다. 진통 끝에 프로야구 9구단 창단 승인이 난 지 3개월여 만인 2011년 6월 말, 시의회에서 창원시와 엔씨소프트가 맺은 창단협약이 통과됐다. 이번에도 다수인 여당의 승리였다.

구 창원시, 청사 양보 못한다? 시청사-신축구장 동시 표류

이처럼 창원시는 '사후 수습' 형태로 우여곡절 끝에 야구단을 품에 안았다. 하지만 3개 시의 잘못된 만남은 돌고 돌아 '시한폭탄'으로 야구단에 돌아왔다. 통합시 새 청사 문제에 밀려 신축구장이 표류하기에 이르렀다. 마-창-진 3개 시간 '균형 분배'라는 정치적 논리가 앞섰고, 신축구장은 새 청사의 '종속 변수'가 돼버렸다.

지난해 6월 발표하겠다던 신축구장 입지는 6개월이 넘게 표류하고 있다. 이는 창원시, 정확히 말해 '구 창원시'가 시청사라는 기득권을 포기하지 못하면서 나온 결과다.

창원시는 지난 21일 여론조사 결과 발표를 통해 통합시 새 청사가 필요없다는 결론을 얻었다. 새 청사가 건립된다 하더라도 2순위였던 창원 39사단 부지를 1순위로 편입시켜야 한다는 부가적인 결론을 냈다. 모든 결론은 구 창원시에 유리하게 났다. 지역별로 동일한 인원을 대상으로 했지만, 마산-진해 지역 시의원들은 항목부터 구 창원시에 유리했다며 반발하고 있다.

지난해 4월 NC의 홈 개막전이 열린 마산구장. 리모델링으로 좋은 구장으로 거듭났지만, 창원시는 9구단 창단 시 '2015년 내 2만5000석 이상의 야구장 신축'을 약속했다. 하지만 최악의 경우 연고권이 박탈될 수도 있다.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
재밌는 건 구 창원시가 통합 당시의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2010년 초 마창진 통합준비위원회는 "통합시의 명칭은 창원시로 하되, 마산과 진해를 새 청사 입지 1순위 후보로 한다"고 결정했다. 마산과 진해는 이름을 양보하는 대신 정치적 자존심과 같은 상징물, '시청사'를 유치하기로 약속받은 것이다.

신축구장이 새 청사 뒷전인 건 여기서 출발한 것일지도 모른다. 통합 창원시는 어찌 된 일인지 좀처럼 새 청사를 양보하지 않았다. 임시 청사인 구 창원시청사에서 버텨왔다. 통합 이전 구 창원시장이었던 박완수 시장 역시 복지부동이었다. 그 사이 새 청사를 두고 시의회에선 지역구별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통합 창원시와 박완수 시장, 결자해지가 필요한 순간

당초 창원시는 신축구장을 마산으로 결정해 민심을 해결할 생각이었다. 청사를 양보할 순 없으니, 후순위인 야구장을 들이미는 것이었다.

하지만 돌발변수가 등장했다. 경상남도지사 보궐선거에서 마산으로 도청을 이전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운 홍준표 도지사가 당선됐다. 홍 지사 역시 도청 이전에 대해 "도지사의 권한"이라며 물러서지 않을 태세다. 마산으로 신축구장을 보내는 것에도 무리가 생겼다.

결국 내부적으로 2016년 3월 내 완공이 불가능한, 2011년 진행한 '창원야구장 신규건립에 대한 위치 선정 타당성 조사 용역'에서 11위, 진해 지역 내에서도 2순위에 그친 진해 육군대학부지를 밀게 됐다. 하지만 여론의 역풍에 KBO에선 '연고권 박탈'을 암시하는 최후통첩까지 받게 됐다.

이제 처음 일을 저지른 통합 창원시의 결단이 필요하다. 박완수 창원시장은 29일 열리는 '청사 소재지 선정을 위한 9인 위원회(가칭)'에 참석한다. 9인 위원회는 마-창-진 지역별 시의원 3명씩이 참가하는 시의회 내 '특별위원회' 성격을 띠고 있다.

물론 우선 과제는 통합시의 새 청사다. 쉽진 않겠지만, 박 시장의 태도에 따라 신축구장에 돌파구가 생길 가능성도 있다. 신축구장 부지 결정은 시의 고유 권한이다.

지난 2011년 6월, 시의회의 야당 의원 23명은 "새 구장 건립은 구체적 계획이 결여된 부실 사업이다. 새 구장을 5년 이내에 건립한다고 못박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성토했다. 돌고 돌아 그들의 말처럼 되고 있다. 야구단을 유치한 박 시장의 결단이 필요한 순간이다. 일은 저지른 사람이 해결해야 한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지난해 4월 NC의 창단 첫 홈경기가 열린 마산구장에서 리모델링 완공 기념 행사에 참석한 구본능 KBO 총재, 박완수 창원시장, 김택진 NC 구단주(왼쪽부터).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2.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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