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희주(32·수원).
수원팬들에게 그의 이름은 남다르다. 2003년 수원의 푸른 유니폼을 입었다. 빅버드(수원월드컵경기장의 애칭)에서만 내리 10시즌을 뛰었다. 수원 수비의 중심이었다. K-리그 2회 우승(2004, 2008년)과 FA컵 2회 우승(2009, 2010년), 컵대회 2회 우승(2005, 2008년) 등을 이끌었다. 수원 그 자체나 다름없다.
11번째 시즌을 앞두고 있는 곽희주가 목표를 세웠다. '우승'이다. K-리그 클래식은 물론이고 아시아챔피언스리그, FA컵 동시 석권까지 노리고 있다. 시즌 시작 전 늘상 있는 '립서비스'가 아니다. 우승에 대한 열망을 '행동'으로 보여주었다.
원래 곽희주는 지난해 12월 결혼식을 올리려 했다. 1년 반동안 교제한 신부와는 이미 사랑의 결실을 맺었다. 8월 예쁜 딸이 태어났다. 아기를 안고 함께 웨딩마치를 울리는 꿈에 부풀어있었다. 하지만 결혼식이 다가올 수록 곽희주의 마음은 불편했다. 팀 성적이 신통치 않았다. 우승을 목표로 했지만 팀은 3~4위권을 맴돌았다. 팀이 어려운 상황인데 주장인 자신은 웨딩촬영을 하고 이리저리 혼수를 보러다니는 것이 미안했다. 고민 끝에 신부에게 결혼식을 1년 연기하자고 부탁해 허락을 얻어냈다. 19일 만난 곽희주는 "올해 시즌이 끝나는 12월 결혼식을 올릴 생각이다. 한번 더 미루면 혼날 것 같다"면서 "이번에는 팀이 우승을 해서 홀가분하게 결혼식을 올리겠다"고 했다.
우승에 대한 의지 표명은 비단 '결혼식 연기'만이 아니다. 곽희주는 6일 할머니를 하늘로 보냈다. 곽희주는 일본 가고시마 전지훈련지에서 소식을 들었다. 손자를 끔찍하게도 아끼던 할머니였다. 종아리 타박상으로 훈련에서 잠시 제외된 상황이었다. 팀에서도 빨리 한국으로 들어가라고 했다. 그러나 곽휘주는 할머니의 빈소로 향하지 않았다. 훈련에 지장을 주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했다. 선수단과 함께 16일 귀국했다. 곽희주는 "아버지도 '오지 말고 훈련에 집중하라'고 말씀하셨다"라며 "할머니가 좋은 선물(우승)을 주실 것 같다. 좋은 결과를 내서 우승컵을 들고 할머니께 가겠다"고 다짐했다.
화성=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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