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축구의 봄이 찾아왔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은 A대표팀의 성지였다. 2001년 11월 크로아티아와의 개장 기념 경기를 시작으로 2002년 한-일월드컵 독일과의 4강전을 비롯해 숱한 명승부를 만들었다. 수많은 관중들이 서울월드컵경기장을 붉게 물들였다. A대표팀의 경기가 서울에만 집중되며 지방팬들의 시기가 있을 정도였다.
그러나 2012년 들어 서울은 오히려 역차별(?)을 받았다. 대한축구협회는 A매치 지방 분산 개최를 원칙으로 세웠다. 지방팬들에게도 A대표팀 경기 관전의 기회를 주겠다고 했다. 6월12일 레바논전(고양), 8월 15일 잠비아전(안양), 11월14일 호주전(화성)이 모두 지방에서 열렸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의 흥행성적표가 저조한 것도 이유였다. 박지성(QPR) 이영표(밴쿠버) 등 스타급 선수들의 대표팀 은퇴로 A대표팀 경기의 인기는 시들해졌다. 축구계에서는 'FC서울의 홈경기 관중수가 더 많다'는 반응까지 있었다. 2012년 2월 29일 쿠웨이트와의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예선이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치러진 마지막 A대표팀 경기였다.
1년여만에 다시 열린 A대표팀 경기에 대한 팬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26일 카타르와의 일전이 펼쳐진 서울월드컵경기장은 3만7222명의 관중이 몰렸다. 무엇보다 여성팬들이 눈에 띄었다. 2012년 런던올림픽 동메달 신화를 달성한 홍명보호의 젊은 선수들 때문이었다. 홍명보호 멤버들은 런던올림픽을 통해 최고의 스타로 떠올랐다. 지난해 말 해외파를 제외하고 런던올림픽 멤버가 총출동한 홍명보 자선축구 이벤트는 콘서트장을 방불케했을 정도다. 그러나 홍명보호 최고 인기남은 역시 기성용과 구자철이다. 이들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곳은 몇몇 예능프로그램과 위성을 통한 해외경기 뿐이었다. 카타르전은 팬들의 갈증을 풀어주기에 충분했다.
열애설과 결혼설로 소녀팬들을 실망(?)시켰지만 기성용과 구자철의 인기는 대단했다. 경기 전 이들의 이름이 소개될때부터 경기 후 볼을 잡을 때마다 소녀팬들의 비명이 쏟아졌다. 런던올림픽에는 출전하지 못했지만 최근 '대세남'으로 떠오른 손흥민(함부르크)도 소녀팬들의 집중관리 대상이었다. 후반 15분 이근호의 골이 터지자 경기장 분위기는 최고조에 달했다. 종료직전 극적인 결승골에 경기장은 더 뜨겁게 달아올랐다. 서울에 축구의 봄이 찾아왔다.
상암=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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