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통산 최다득점자로 올라선 '라이언 킹' 이동국(34·전북)이 '박지성 세리머니'로 일본 축구의 심장을 멎게 만들었다.
이동국은 3일 일본 사이타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우라와와의 조별리그 F조 3차전에서 1골-2도움의 맹활약을 펼치며 팀의 3대1 역전승을 이끌었다. 이동국은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파비오 전북 감독대행은 케빈을 원톱으로 내세우면서 이동국에게 휴식을 부여했다. 그러나 이동국이 없는 '닥공(닥치고 공격)'은 힘을 내지 못했다. 그러나 후반에 투입된 이동국이 '닥공'에 날카로움을 더했다. 케빈과 투톱을 이뤄 이승기의 동점골을 도왔고 후반 19분에는 머리로 득점에 성공하며 역전을 이뤄냈다. 전북은 6분 뒤에 이동국의 도움을 받은 에닝요의 쐐기골까지 더해 3대1로 역전승을 거뒀다.
이동국은 역전골을 성공 시킨 뒤 우라와 서포터즈가 밀집해 있는 골대 뒤쪽으로 향했고, 우라와 팬들을 응시하면서 질주했다. 역전골 허용에 일순간 조용해졌던 우라와 서포터즈는 이동국의 골 ㅅ리머니에 야유를 퍼부었지만 이동국은 동료들과 보란듯이 결승골의 기쁨을 만끽했다.
경기 후 이동국이 세리머니의 비밀을 밝혔다. "3년전 박지성이 떠 올랐다." 2010년 5월 남아공월드컵을 앞두고 사이타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한-일전에서 전반 6분만에 선제 결승골을 터트린 뒤 일본 팬들이 가득찬 관중석 앞을 질주했던 박지성의 세리머니였다. 이동국은 역전골을 넣은 순간 박지성을 생각했고 세리머니로 3년전을 재연했다.
그는 "골을 넣고 갑자기 경기장이 조용해져서 뭔가 잘못된 줄 알았다. 시끄럽던 팬들이 너무 조용해졌다. 박지성이 사이타마 스타디움에서 세리머니를 한것이 생각났다. 나를 지켜보고 있는 일본 관중들에게 (나의 존재를) 알려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우라와는 평균 관중수가 3만명이 넘는다. 일본 J-리그에서도 최고 인기구단으로 평가 받고 있다. 전북전에서는 2만2000여명의 관중이 들어차 일방적인 응원을 펼쳤다. 그러나 후반에 투입돼 우라와를 침몰시킨 이동국의 활약에 2만2000여명의 팬들은 일순간 침묵했다. 한국 최고의 스트라이커로 평가받는 이동국의 골이 일본 축구의 심장부를 관통했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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