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천석(23·포항)과 황석호(24·히로시마). 홍명보호에 대한 둘의 추억은 엇갈린다.
배천석에겐 아쉬움이다. 한때 홍명보호의 황태자로 기대를 모았다. 본선 전까지 킬러 부재에 시달렸던 홍명보호에 돌파구를 마련해 줄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일본 진출 실패와 부상에 발목이 잡히면서 어느새 잊혀진 이름이 됐다. 런던행 티켓은 배천석의 몫이 아니었다.
황석호에겐 환희다. 배천석보다 늦게 홍명보호에 승선해 완주했다. 본선 전 친선경기를 통해 가능성을 인정 받았다. 홍 감독은 수비라인의 마지막 퍼즐로 황석호를 지목했다. 런던 4강 신화와 동메달의 주역으로 당당하게 개선했다. 2012년 11월 14일 열린 호주와의 A매치에서 출전하면서 성인 무대 신고식을 치렀다.
엇갈린 운명을 걷던 두 선수가 재회했다. 배천석과 황석호는 10일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린 포항-히로시마 간의 2013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본선 조별리그 G조 4차전에 나란히 선발출전 했다. 배천석은 포항 최전방 공격수로, 황석호는 히로시마의 중앙수비수로 맞섰다. 지난 2일 히로시마 빅아치 스타디움에서 열린 G조 3차전에서 배천석은 결승골을 넣으면서 포항에 귀중한 원정 승리를 안겼다. 2011~2012년 빗셀 고베에서 3경기 출전에 그치면서 고개를 숙였던 아픔을 털어낸 득점이었다. 황석호는 교체명단에 올랐으나, 출전기회를 부여 받지 못하면서 배천석이 환호하는 장면을 지켜봐야 했다. 모리야스 하지메 히로시마 감독은 포항 원정에서 황석호를 선발 명단에 넣었다. 팀 내에 황석호 만큼 포항 공격진을 잘 아는 선수는 없었다. 배천석과 홍명보호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황석호는 마크맨으로 손색이 없었다.
승부는 갈리지 않았다. 배천석은 히로시마 진영을 분주히 오가면서 찬스를 노렸으나, 공간을 만들지 못한 채 침묵하면서 후반 42분 박성호와 교체됐다. 황석호는 고무열로 연결되는 포항의 왼쪽 측면 공격과 배천석의 포스트 플레이를 잘 막아냈다. 그러나 후반 22분 황진성의 문전쇄도를 막아내지 못하면서 동점골의 빌미를 제공했다. 포항과 히로시마는 후반에 한 골씩을 주고 받으면서 1대1로 비겼다. 포항은 조별리그 무패(1승3무)를 지키면서 16강 진출 가능성을 이어갔다. 앞선 3경기서 모두 패했던 히로시마는 포항 원정에서도 첫 승 달성에 실패하면서 사실상 16강 자력 진출이 불가능해졌다.
FC서울은 같은날 일본 미야기현의 센다이스타디움에서 가진 베갈타 센다이와의 ACL E조 4차전에서 0대1로 석패했다. 센다이는 전반 16분 북한 국적의 량용기의 크로스를 야나기사와가 헤딩으로 해결했다. 2일 안방에서 센다이를 2대1로 꺾은 서울은 승부를 뒤집기 위해 사력을 다했지만 끝내 골문을 열지 못했다. ACL 첫 패전이었다. 2승1무1패(승점 7)로 선두를 유지한 서울은 16강 확정 기회를 다음으로 미뤘다.
포항=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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