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수 FC서울 감독이 차두리 카드를 꺼내들었다.
차두리는 14일 오후 2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지는 수원과의 슈퍼매치에 선발 출격한다. K-리그 데뷔전을 치른다. 2002년 고려대 졸업 후 11년 만에 국내 무대를 밟는다.
당초 최 감독은 서울은 수원전에 차두리를 엔트리에서 제외할 예정이었다. 홈이 아닌 원정인 데다 무대가 무대인 만큼 부담을 느낄 수 있다고 판단했다. 긴장의 끈이 팽팽한 상황에서 무리할 경우 부상에 노출될 수도 있었다. 하지만 10일 베갈타 센다이와의 원정경기에서 0대1로 패한 후 마음이 바뀌었다.
차두리의 컨디션도 급상승했다. 클래식 첫 승도 절실하다. 서울은 3무2패(승점 3)를 기록 중이다. 지난해 11월 7연패 사슬을 끊었지만 수원을 상대로는 8경기 연속 무승의 늪(1무7패)에 빠져 있다.
차두리와 정대세(29·수원), 드림 매치가 성사됐다. 차두리가 스코틀랜드 셀틱에서 활약하던 2012년, 한 방송사의 프로그램을 통해 처음으로 만났다. 반향이 컸다. 남과 북, 이념의 경계는 없었다. 축구란 공통분모로 금세 친해졌다.
차두리가 지난해 분데스리가로 복귀한 후에는 형제 못지 않은 정을 나눴다. 차두리는 뒤셀도르프, 정대세는 FC쾰른 소속이었다. 일주일에 한 차례 이상 만나 식사를 함께 하며 우정을 쌓았다. 정대세가 올해 초 먼저 K-리그를 노크했다. 조언을 구한 주인공은 차두리였다. 수원을 추천했다.
차두리는 지난달 뒤늦게 K-리그에 입성했다. 둥지는 FC서울이었다. 서울과 수원, 슈퍼매치에 새로운 장이 열렸다. 차두리는 수비수, 정대세는 공격수로 서로를 향해 창을 겨누게 됐다.
이미 한 차례 '설전'을 벌였다. 차두리는 입단 기자회견에서 정대세에 대한 질문이 끊이지 않자 "사실 대세를 잡으러 서울로 오게 됐다"며 웃었다. 정대세도 "측면에서 두리 형과 싸우겠다"고 당당하게 밝혔다. 정대세가 한 행사장에서 "내가 문자 했는데 왜 답장을 안하냐"고 묻자 차두리는 "서울이 수원을 이길 때까지 계속 답장 안 할 것"이라며 미소를 지었다.
정대세는 또 서울과의 일전을 앞두고 "독일에 있을 때 슈퍼매치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그 때 두리형은 수원과 서울이 만나면 무조건 수원이 이긴다고 말했다. 자신이 서울로 갈 줄은 몰랐을 것이다. 잘못 이야기 한 것이다"고 꼬집었다. 그리고 "경기 중에 두리 형과 만나면 더 세게 부딪힐 것이다. 골을 넣는다면 두리 형에게 악수를 청할 것이다"고 도발했다.
수원=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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