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영화감독이고, 누구나 PD이고, 누구나 기자가 될 수 있는 세상이다. 1인 미디어 시대가 활짝 열린 지 오래 됐다. 인기 블로거는 작은 신문사보다 영향력이 클 정도다. 이를 가능하게 한 요인 중 하나가 스마트폰이다. 블로그나 카페, 책에는 글과 함께 사진이 실려야 생동감이 있다. 예전에는 카메라는 전문가들의 소유였다. 그래서 글을 써도 사진이 뒷받침되지 않고, 사진이 있어도 글을 다듬기 어려워 책 내는 게 남의 일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책쓰기 대중화가 실현됐다. 스마트폰만 있으면 사진이 해결되고, 글은 신경쓰면 다듬을 수 있다. 문제는 내용이다.
너도나도 책을 쓰면서 타인에게 별 도움이 안 되는, 개인의 신변잡기를 나열한 책도 우후죽순처럼 쏟아지고 있다. 책쓰기 대중화의 부작용이다.
이런 면에서 '스마트폰 셔터를 누르다'(수디자인)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DSLR과 맞짱 뜬 스마트폰 여행서―칭다오'라는 부제가 붙은 이 책은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고 글을 써 낸 책이다. 그런데 신변잡기에 그치지 않고 내용이 쏠쏠하다.
저자 정영호씨는 중국 칭다오 여행 체험과 100년 된 건축물에 얽힌 이야기를 담았다. 관광지 위주 여행안내에 머무르는 게 아니라 중국 문화에 기반하여 중국인과의 소통을 담았다. 저자의 에피소드들을 읽다 보면 어느새 칭다오 여행을 하고 있는 듯한 착각에 빠진다. 중국인과의 의사소통과 문화적 이해를 바탕으로 바라본 칭다오 이야기는 신선하고 흥미롭다. 중국 여행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낯선 세상을 편견 없이 바라볼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전해주려는 저자의 노력을 엿볼 수 있다.
임정식 기자 dad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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