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아니라고 할 때 혼자 예스를 외쳤다. 무모하다고 봤지만 모두를 허탈하게 만들었다.
SK 정근우가 아군까지 속이는 주루플레이로 1득점을 했다. 정근우는 17일 포항 삼성전서 주루코치가 말리는 가운데서도 홈을 파고들어 득점하는 기민한 플레이를 선보였다.
3-3의 팽팽한 접전이 벌어진 7회초. 선두타자로 나와 볼넷으로 걸어나간 정근우는 2번 이명기의 희생번트로 2루까지 안착했다. 이어 3번 최 정이 삼성 안지만을 상대로 좌측으로 강한 타구를 날렸다. 빨랫줄 같은 라인드라이브성 타구. 삼성 유격수 김상수가 타구를 잡기 위해 껑충 뛰었고 2루주자 정근우는 3루로 뛰다가 잡힐 것 같자 급하게 2루로 발걸음을 돌렸다. 그러나 타구는 김상수의 글러브를 살짝 넘겼다. 좌중간으로 떨어지는 안타. 정근우는 다시 3루로 뛰었고, 3루에 다다를때 쯤 중견수 배영섭이 슬라이딩하며 타구를 잡았다. 타이밍상 정근우가 홈을 파기엔 늦어보였다. SK 한혁수 3루 주루코치가 팔을 높게 들어 스톱사인을 냈다. 그러나 정근우의 스피드는 줄어들지 않았다. 오히려 더 빨라졌다. 한 코치가 더욱 팔을 높이 들면서 스톱이라고 알려줬지만 이미 돌아오기엔 늦었다. 그런데 삼성의 수비가 정근우의 예상하지 못한 홈 대시에 당황했다. 당연히 3루에서 멈출 것이라고 생각한 유격수 김상수는 배영섭으로부터 공을 받은 뒤 돌아보고서야 정근우가 홈으로 뛰는 것을 보고 홈 송구를 했다. 송구가 높았고 포수 진갑용이 일어나서 공을 받는 사이 정근우가 슬라이딩하며 홈을 쓸었다.
한 코치가 황당하다는 표정을 지을 정도로 정근우의 홈 대시는 무모했다. 그러나 한 코치의 스톱 사인 때문인지 삼성은 잠시 긴장을 늦췄고 그 틈에 정근우가 득점을 했다. 이후 한동민과 박정권이 범타로 물러나 정근우의 홈 대시가 귀중했다.
포항=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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