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는 추억에 젖는 기념일지만 다른 누구에겐 잊고싶은 날이있다.
박찬호와 페르난도 타티스의 경우가 그렇다. 타티스는 지난 99년 4월 24일(이후 한국시각) 세인트루이스 소속으로 당시 LA 다저스 선발이었던 박찬호로부터 3회초 만루홈런을 두번이나 때려냈다. 이른바 '한만두(한이닝에 만루홈런 두개)' 사건. 메이저리그에서도 단 한번만 있는 특이 기록이다.
그리고 14년 뒤인 24일 타티스가 자신의 트위터(@FernandoTatis17)를 통해 자신의 기록을 기념했다. 타티스는 "박찬호가 이 글을 읽은 뒤에도 괜찮으면 좋겠다. 오늘은 당신을 상대로 만루홈런 2개를 때린 날이다. 나는 당신을 상대하게돼 정말 운이 좋았다"고 했다. 타티스는 전날에도 "내일은 내가 한이닝에 홈런 2개를 친 날이다"라며 자신의 메이저리그 기록에 대한 자부심을 보였다. 타티스에겐 당연히 엄청나게 기쁜 기념일이다. 이글에 대해 신시내티의 제이 브루스가 "나도 언젠가 한 이닝에 2개의 만루홈런을 때리고 싶다"며 그의 기념일을 축하했다.
본인에겐 기쁜 날이지만 박찬호와 그의 팬들에겐 당연히 기억하고 싶지 않은 날. 타티스의 트위터 글이 논란이 되자 타티스는 4시간 뒤 "박찬호에게 피해를 주려는 글은 아니다. 박찬호는 훌륭한 선수였다. 내 의도가 잘못 전달되고 있어 유감이다"고 해명의 글을 남기기도 했다.
타티스는 97년 텍사스에서 메이저리그 데뷔를 해 세인트루이스, 몬트리올, 볼티모어, 뉴욕 메츠 등에서 11시즌을 뛰면서 통산 타율 2할6푼5리, 113홈런, 448타점을 기록했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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