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수비의 미래' 윤석영(23)이 퀸즈파크레인저스(이하 QPR)의 홈페이지 메인화면을 장식했다.
지난 1월 겨울 이적시장에서 해리 레드냅 감독의 "빅스타로 만들어주겠다"는 적극적인 러브콜에 마음이 움직였다. 그러나 QPR 입성 이후 피말리는 강등전쟁속에 단 한차례도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다. 그토록 갈망했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데뷔전을 치르지 못했다. 런던올림픽 이후 주가가 치솟은, 전도양양한 한국축구의 대표 수비수를 불러놓고 쓰지 않는 래드냅 감독에 대한 한국 팬들의 불만이 하늘을 찔렀다.
강등이 확정된 후에야 비로소 QPR은 윤석영에게 고개를 돌리는 모양새다. 기다림이 너무 깊었다. 야속하고 얄미운 마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공식 홈페이지 메인화면에 '윤(Yun)이 리저브 명단에 포함됐다'는 타이틀과 함께 윤석영의 사진을 큼지막하게 내걸었다. 현지시각 오후 1시30분(한국시각 밤 9시30분) 레딩과의 2군경기에 나선다. 컨디션과 경기력을 점검한 후 남은 아스널, 뉴캐슬, 리버풀 전에서 데뷔전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지난 3월 카타르전 대표팀 소집기간 중 윤석영은 "강등되고 나면 뛸 기회가 오지 않겠느냐"는 잔인한 질문에 "그래도 강등되지 않고, 뛰어야죠"라고 씩씩하게 답했었다. 결과는 돌이킬 수 없다. 자신의 손을 떠난 운명을 탓할 필요도, 어쩔 수 없었던 그날의 결정을 되새김질할 이유도 없다. 현재에 충실하면 된다. 미래를 준비하면 된다. 런던올림픽 동메달로 병역의 부담을 덜어낸 스물세살 윤석영은 아직 젊다. 현재로선 아스널, 리버풀 등 빅클럽을 상대로 출전기회를 얻는 것, 단 한경기에 나서더라도 제 실력을 오롯이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맥빠진 경기라고 넘겨짚을 필요도 없다. 또다른 문을 향한 통로가 될 수도 있다. 기회는 언제나 예기치않게 찾아온다. 기회를 만드는 것, 기회가 왔을 때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강등의 잔인한 운명을 넘어서는 윤석영의 최선이 기대되는 이유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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