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투복 입고 벤치에 앉으면 해외토픽에 날 것 같은데…."
박경훈 제주 감독은 관중 동원을 위해 가장 적극적을 나서는 감독 중 한명이다. 그는 구단의 요청때마다 선수들 동원은 물론 본인이 직접 나서 홍보에 나선다. '2만명을 넘으면 오렌지색으로 염색하겠다'는 그의 공약은 관중몰이를 위한 의지가 얼마나 큰지 잘 보여준다. 그러나 이런 박 감독도 꺼려지는게 있다. 박 감독은 5일 울산과의 경기에서 3대1 완승을 거둔 후 "구단에서 26일 서울전에 맞춰 전투복 컨셉트로 준비하는 것이 있다. 전투복을 입고 벤치에 앉으라는데 부담이 된다. 해외토픽감이 될 것 같기도 하고, 고민이 된다"고 했다. 박 감독은 이미 전투복을 입고 홍보 사진도 찍었다. 아이러니하게도 박 감독은 1986년 서울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며 4주 훈련으로 군생활을 대체했다. 박 감독은 "일단은 승리한다면 전투복을 입고 그라운드를 도는 세리머니를 하는 쪽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구단에서 2만명이 넘을 것을 대비해 항상 염색약을 들고 다닌다고 들었다. 서울전에는 꼭 2만명이 오셔서 염색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비록 목표로 한 2만명은 넘지 못했지만 경기력은 박 감독을 흡족하게 했다. 박 감독은 "홈에서 무패를 이어갈 수 있었다는 점에서 기쁘다. 오늘은 전체적으로 팀이 하나로 뭉쳐 이기겠다는 의지가 발휘됐다. 최전방서부터 후방까지 모두가 유기적으로 움직였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특히 이날 2골을 넣은 이 용에 대해서는 엄지를 치켜올렸다. 박 감독은 "우리가 막바지 힘들게 해서 데려온 선수다. 생각보다 더 좋은 선수다. 선수들과 협조플레이나 지능적인 능력 모두 뛰어난 선수다. 홍정호가 부상에서 회복하면 중앙수비의 스쿼드가 두터워진다. 이 용의 가세로 수비에 안정을 취하는 계기가 됐다"고 했다. 이어 "이 용의 이번 골로 누구나 득점할 수 있다는 인식이 팀 전반에 심어진 것 같아 기쁘다"고 했다.
옥에 티도 있었다. 최전방에 포진한 서동현이 아직 100%의 기량을 찾지 못한 점이다. 그는 이날도 2~3차례 완벽한 찬스를 놓쳤다. 박 감독은 "서동현이 지난해와 올해 모두 쇄골이 부러지면서 어려운 상황을 겪었다. 올 동계훈련에서 체력적인 부분을 많이 올리지 못했지만, 생각보다 빨리 제 기량을 회복하고 있다. 물론 득점 찬스를 놓친 것은 아쉽지만, 분명 능력이 있는 선수라는 확신이 있다. 계속 기대를 하겠다"며 변함없는 신뢰를 보냈다.
제주=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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