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날을 맞아 원로 코미디 선배님들께 조촐한 식사자리를 마련하는 겁니다. 그런데 막상 모시려고 해도 이젠 몇분 계시지도 않아 마음이 아픕니다."
엄용수 한국코미디협회장이 어버이날을 하루 앞두고 착찹한 심정을 내뱉었다.
엄용수는 코미디협회를 중심으로 조문식 김태호 등 후배 몇명과 함께 8일 코미디언 선배들을 점심식사에 초청하기로 했다. 오후 3시30분 서울 영등포구의 녹향원에서다.
당초 원로선배 20여명 정도를 초청할 예정이었지만, 겨우 10여명 남짓만 참석 가능한 형편이라 부득이 규모를 줄였다. 참석자라고 해봐야 임희춘 남보원 서우락 등 원로와 조정현 김진호 정광태 엄용수 조문식 등 7080 개그맨들을 포함해 겨우 15명.
" 아시다시피 고 배삼룡 백남봉 등 최근 몇년 사이 선배코미디언들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또 남아있는 선배분들도 대부분 연로하신데다 병석에 누워있는 경우가 많아요. 구봉서 선생님도 몸이 불편해 요즘엔 바깥나들이가 어렵구요."
코미디언들의 선후배간 돈독하고 끈끈한 일체감은 연예계의 오랜 전통이다. 선배가 후배들을 친 형제처럼 다독이고 이끌어준다면, 후배들은 변함없는 존경으로 선배들을 모시면서 릴레이 사랑으로 이어졌다.
원로 코미디언 임희춘이 지난해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 신보라 박성광 등 50여명의 젊은 개그맨들을 불러 점심을 샀고, 지난 2010년에는 국민 MC 송해가 해군회관에서 후배들을 대거 초대한 바 있다.
선배들을 초대한 엄용수 회장은 "연예계가 기획사와 일부 스타 중심으로 흘러가면서 극도로 개인주의가 팽배하는 아쉬움이 있다"면서 "하지만 코미디협회 만큼은 매년 변함없이 '선후배간 만남'의 자리를 주선해 유대의 끈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원로 선배코미디언들은 점심 겸 만남의 자리를 가진뒤, 오후 7시부터 서울 등촌동 SBS 스튜디오에서 진행되는 '웃찾사' 녹화장을 찾아 신세대 후배들을 격려하고, SBS 코미디언실의 활성화 방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눌 계획이다.
강일홍 기자 ee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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