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 프로그램에서 한창 활약을 펼치던 연예인이 갑자기 하차를 선언할 때가 있다. 같은 프로그램을 몇년이고 계속 할 순 없는 노릇이지만, 팬들은 놀랄 수밖에 없다. 그 프로그램에서 하차할 만한 특별한 이유가 없어 보이는 상황에서의 갑작스러운 하차이기 때문. 갑작스러운 하차 선언에 숨겨진 몇 가지 이유들을 알아봤다.
첫 번째는 프로그램에 함께 출연하던 다른 멤버들과 불화를 겪는 경우다. 함께 호흡을 맞추며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줘야 하는 예능 프로그램에서 멤버들간의 불화는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불화를 겪고 있는 멤버와 아무렇지 않은 듯 웃으며 방송을 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과거 방송인 A는 B와 불화를 겪은 끝에 함께 출연 중이던 방송에서 하차했다. 두 사람 모두 뛰어난 예능감으로 인정을 받았지만, 호흡을 맞추는 데 애를 먹었다. 예능 스타일이 완전히 다른 데다가 누구 한 명이 먼저 상대방에게 굽히거나 양보를 해주지 않았기 때문. 두 사람의 성격 차이도 불화에 한 몫을 했다. 당시 A는 기자에게 "그래도 내가 몸 담고 있던 프로그램인데 하차를 하면서 안 좋은 얘기를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프로그램에 잘 되길 바란다"며 불화에 대해 공식적으로 언급하길 꺼렸다. 결국 A는 "바쁜 스케줄 때문에 하차한다"는 발표 뒤 해당 프로그램을 떠났다.
두 번째는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 중인 연예인에게 '꿍꿍이 속'이 있을 때다. 연예인에게 예능 프로그램은 자신의 얼굴을 알리고, 친근한 이미지를 쌓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예능 프로그램 출연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이득이 줄어들 때가 있다. 시청률이 부진하거나, 출연료가 기대를 채워주지 못할 때다. 그럴 땐 연예인과 소속사는 계산기를 두드리게 된다. 해당 예능 프로그램을 그만 두고 다른 스케줄을 소화한다면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고, 더 많은 팬들에게 자신의 얼굴을 비출 수 있는데 굳이 계속해서 그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할 이유가 없다는 것.
출연 중이던 프로그램과 '의리'를 지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살벌한 경쟁이 펼쳐지는 연예계에서 자신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선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이런 경우 제작진에게 "프로그램을 계속하고 싶지만, 스케줄이 너무 바빠서 어쩔 수 없이 그만둘 수밖에 없다. 미안하다"며 양해를 구한 뒤 프로그램을 그만두곤 한다.
셋째는 개편의 '칼바람'을 맞게 되는 경우다. 개편을 맞아 방송사는 프로그램 새 단장을 통해 시청률 상승을 노린다. 프로그램을 변화시킬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바로 멤버 교체다. 이 과정에서 연예인들은 방송사 측의 선택을 받지 못한다면 해당 프로그램에 계속 출연하고 싶어도 못 하게 된다. 이 때문에 개편 시기만 되면 가슴이 '콩닥콩닥'하는 연예인들도 많다.
매니지먼트 관계자는 "경우에 따라 제작진에서 하차와 관련된 얘기를 꺼내기 전에 더이상 그 프로그램에 출연 못할 거라는 느낌이 미리 올 때도 있다. 그럴 땐 그 프로그램을 그만두고 다음에 출연할 프로그램을 미리 알아봐 놓기도 한다"고 전했다.
정해욱 기자 amorr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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