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 2007년 쌍둥이 막내딸이 왼손 에이스의 재능을 인정받았다. 고등학교 졸업과 동시에 실업팀 한국마사회에 스카우트됐다. 복수의 구단이 러브콜을 보냈다. 아버지는 눈앞의 돈보다 딸의 의견을 존중했다. 단, 한가지 당부만은 잊지 않았다. "영숙아, 먹는 데 돈 아끼지 마라. 선수는 무조건 잘 먹어야 한다." 280원짜리 김치라면에 국수를 삶아 불려먹던, 지긋지긋한 가난을 떨쳐냈다.
Advertisement
지난 18일 파리세계탁구선수권 혼합복식, '쌍둥이 막내딸' 박영숙(25·한국마사회)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2003년 주세혁 이후 10년만의 쾌거였다. 중국조와의 준결승전(4대1 승), 박영숙의 '전매특허' 묵직한 왼손 파워드라이브가 작렬했다. 2007년 세계선수권자 왕리친의 라켓이 잇달아 허공을 갈랐다.
Advertisement
결승전 직전 긴장도 풀 겸 든든한 파트너 이상수(23·삼성생명)와 세리머니 얘기를 나눴다. "난 드러누울 건데, 누난 뭘 할래요?" 이상수의 질문에 박영숙은 그냥 웃었다. "각자 알아서 하자." 오랜시간 남몰래 꿈꿔온 세리머니가 있었다. 탁구 인생 최고의 순간, 이제는 함께할 수 없는 아버지를 떠올렸다. "주머니속 아버지 사진을 꺼내서 높이 들어올리고 싶었어요. 틀림없이 하늘에서 지켜보고 있으실 테니까."
Advertisement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후 박영숙에겐 더 많은 '아버지'와 '후견인'이 생겼다. 소속팀의 현정화 감독은 소주잔을 기울일 때마다 "영숙이, 영숙이"를 외친다. 7년간 단 한번도 믿음의 끈을 놓지 않았다. 매대회 '영숙이'의 플레이를 복기하며 가장 흐뭇해하고 가장 안타까워하는 스승이다. 박영숙에게 현 감독은 넘어야할 산이자, 반드시 더 잘해야 할 이유다. 가장 많은 시간 함께하는 박상준 한국마사회 코치 역시 든든하다. 다듬어지지 않았던 여고 시절 "연습 잘하고 있어라, 내가 데리고 갈게"라며 손을 내밀어준 은인이다. 캄캄했던 카타르 공항에서 "이제부터 내가 아빠"라며 함께 울었던 스승의 한마디를 잊지 못한다.
박영숙에게 탁구는 '아버지'인 동시에 '삶의 수단'이다. 유능한 어부였던 아버지는 그토록 아끼던 막내딸에게 '고기 잡는 법'을 알려주고 떠났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연예 많이본뉴스
-
최시원, SNS 의미심장 글 논란 커지자...SM "고소장 제출" 강경 대응 -
'송지은♥' 박위, 추락 사고 직후 모습 공개..."할 수 있는 게 없었다" -
갓세븐 제이비, 이채은과 열애설...커플템까지 '럽스타그램' 포착 -
유재석, 재개발 예정 단독주택 공개 "서울 노른자땅..기다리는 중" ('놀뭐') -
'두 아이 아빠' 쿨 이재훈, ♥7세 연하와 비밀 결혼 고백 후 첫 공개...제주도 일상 -
박서진 "아버지 두 분 계신다" 깜짝 고백..알고보니 '성형 1억' 들인 '얼굴의 父' ('불후') -
한국콘텐츠진흥원, 236억원 투입되는 '2026년 게임콘텐츠 제작지원 사업' 참가사 3월 3일까지 모집 -
'싱글맘' 22기 순자, 子 위해 결단...전남편에 양육비 인상 부탁까지 "심각해"
스포츠 많이본뉴스
- 1."GOODBYE 올림픽" 선언한 최민정 향한 헌사..."노력해줘서 고맙다" 심석희, "잊지 못할 추억" 김길리, "더 해도 될 것 같아" 이소연, "많이 아쉬워" 노도희[밀라노 현장]
- 2."너는 이미 엄마 인생의 금메달이야" '엄마의 손편지' 품고 달린 최민정의 '라스트 댄스'→"후회는 없다"
- 3.'SON 대박' 적중했던 美전설 "손흥민, 메시 제치고 2026시즌 MLS 최우수선수"…첫 득점왕 예측도
- 4."폐회식 보고 싶어"→"피자, 파스타도 먹자!" 마지막 날 웃겠다는 다짐, 지켜낸 한국 남자 쇼트트랙 대표팀[밀라노 현장]
- 5."그동안 감사했습니다" '독도 세리머니' 박종우, 3월 2일 부산 홈 개막전서 은퇴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