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전 대통령의 장남 전재국씨(54)가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유령회사)를 설립한 것으로 알려지자 전 전 대통령 비자금과의 연관성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전씨의 페이퍼컴퍼니 설립 시기가 2004년 전 전 대통령의 비자금 은닉문제가 불거진 때와 같기 때문이다. 독립 인터넷 언론 뉴스타파는 3일 전재국씨가 지난 2004년 7월 28일 조세피난처인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블루 아도니스 코포레이션'이라는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했다고 밝혔다. 전씨는 이 회사를 설립하고 보름 뒤 '블루 아도니스'의 이사회에서 단독 등기이사로 등재됐다.
이 회사는 자본금 5만달러로 등재돼 있지만 실제로는 1달러짜리 주식을 발행하는 등 전형적인 페이퍼컴퍼니 형태다. 뉴스타파는 전씨가 이 회사를 설립한 근거로 영문 이름과 여권 번호 앞자리가 일치하고 주소지는 전씨가 대표로 있는 시공사의 주소와 일치했다는 것이다. 또한 '블루 아도니스' 주식청약서와 이사 동의서, 주식인증서에서 전씨의 영문 자필서명이 발견됐다.
뉴스타파는 전씨의 페이퍼컴퍼니 추적 과정에서 그가 최소한 6년 이상 이 회사를 보유했고 이와 연결된 해외 은행 계좌로 자금을 움직였다는 정황도 포착했다고 밝혔다.
전씨는 2004년 9월 22일까지 아랍은행 싱가포르 지점에 페이퍼컴퍼니 이름으로 계좌를 만들 계획이었지만 계좌 개설에 필요한 공증 서류가 버진아일랜드에서 싱가포르로 배송되는 과정에서 분실된 것으로 나타났다.
뉴스타파는 당시 전씨가 어떤 계좌에 예치해 둔 돈을 버진아일랜드에 세운 페이퍼컴퍼니 명의의 아랍은행 계좌로 급하게 이체하려 했다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 시기는 검찰이 전씨의 동생 재용씨에 대한 조세포탈 수사로 전 전 대통령의 비자금 은닉 문제가 사회적으로 주목받던 때다. 한편 이번 발표로 검찰의 전두환 전 대통령의 추징금 환수 움직임에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형법상 추징금 환수 시효는 3년으로 오는 10월 종료되지만 남은 기간 중 은닉 재산을 발견할 경우 시효가 다시 3년 연장되기 때문이다. 전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로 지난 1997년 추징금 2205억원을 선고받았지만 재산이 29만원뿐이라며 1673억원을 아직 내지 않고 있다. 전씨는 현재 언론과의 접촉을 피하고 있다고 뉴스타파는 전했다.[소비자인사이트/스포츠조선] 장종호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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