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함부르크)은 한국축구의 구세주가 될 수 있을까.
최강희 감독이 손흥민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월드컵 8회 연속 진출의 분수령이 될 우즈베키스탄과의 7차전에서 선발로 기용할 것으로 보인다. 최 감독은 레바논전 후 가진 전술훈련에서 손흥민을 집중적으로 조련했다. 그간 최 감독은 손흥민을 선발로 기용하라는 강력한 여론에도 불구하고 손흥민의 역할을 조커로 한정지었다. 수비 위주로 한국을 상대하는 아시아팀들의 전술을 고려한 선택이었다. 그러나 우즈벡전을 앞두고 심경의 변화가 왔다. 우즈벡전은 더이상 물러설 수 없는 경기다. 올시즌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12골을 넣으며 득점력만큼은 검증된 손흥민을 전면에 내세우는 이유다. 이제 마지막 고민은 포지션이다. 최 감독은 왼쪽 날개와 최전방을 두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왼쪽 날개? 글쎄
왼쪽 날개는 이미 한차례 사용한 카드다. 최 감독은 2월 크로아티아와의 친선경기에서 손흥민을 왼쪽 미드필더로 기용한 바 있다. 그러나 실패했다. 당시 손흥민은 스피드를 활용하지 못한채 전반 45분만에 교체 아웃됐다. 특유의 활발한 움직임은 보이지 않았다. 무언가에 갇혀있다는 표현이 정확할 듯 하다.
손흥민은 장단점이 분명한 선수다. 손흥민은 개인 능력으로 상대를 부수는데 익숙하지만 동료들과 함께 공격작업을 하는데는 부족한 모습을 보인다. 공간이 넓을수록 자신의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다. 좋은 예가 있다. 손흥민은 약팀 보다는 강팀에 강점을 보였다. 강팀일수록 수비보다는 공격에 초점을 맞춘다. 원활한 공격작업을 위해 수비라인을 끌어올린다. 뒷공간이 넓어질 수 밖에 없다. 스피드가 뛰어난 손흥민의 좋은 먹잇감이 된다. 그러나 반대로 두터운 수비벽을 쌓는 약팀과 경기할시에는 손흥민의 장점이 발휘되기 어렵다. 공간이 좁아지기 때문이다. 좁은 공간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세밀한 연계 플레이가 필요하다.
4-4-2 포메이션에서 측면 미드필더는 터치라인을 따라 움직여야 한다.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이 한정돼 있다는 뜻이다. 손흥민의 장점을 제대로 활용하기 어렵다. 실제로 손흥민은 올시즌 함부르크에서 왼쪽 날개로 기용돼서는 단 1골에 그쳤다.
손흥민 카드의 해법은 최전방이다
카타르전과 레바논전에서 노출된 최강희호의 약점 중 하나는 최전방의 움직임이었다. 최전방에 기용된 이동국(전북) 김신욱(울산)이 정적이다 보니 측면 미드필더가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이 없었다. 속도면에서도 낙제점이었다. 어쩌다 찾아온 역습 찬스에서도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최전방에서 시작된 문제는 중원과 수비까지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쳤다. 손흥민은 이같은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카드다.
손흥민은 움직임의 폭이 넓다. 좌우 측면을 오가며 공간을 찾아 움직이는 스타일이다. 좌우 날개가 침투할 공간을 만들 수 있다. 속도도 끌어올릴 수 있다. 현대축구는 속도전이다. 농구를 방불케 할 정도로 빠른 공수전환이 이어진다. 상대가 수비로 전환할 때 그보다 한발 먼저 공간을 선점할 수 있어야 한다. 손흥민은 이에 특화된 공격수다. 손흥민은 탁월한 스피드로 남보다 한발 먼저 공간을 차지한 뒤 한박자 빠르게 마무리짓는다. 손흥민의 기용으로 다양한 공격루트와 빠른 공격전개를 노릴 수 있다.
손흥민의 장점을 살리기 위해서는 2선 보다는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최전방이 어울린다. 그리고 손흥민의 약점인 연계력을 상쇄해줄 수 있는 섀도 스트라이커가 필요하다. 그런 면에서 김신욱이 좋은 상대다. 김신욱은 여타 타깃형 스트라이커들과는 다르게 발을 더 잘쓰는 선수다. 최전방에서 2선으로 내려와 패싱게임을 즐긴다. 1m96의 큰 신장을 앞세운 헤딩력도 좋다. 김신욱의 연계 능력과 헤딩력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 그러면 손흥민의 스피드와 공간 활용도를 높이고, 손흥민이 갖고 있는 제공권에 대한 약점을 보완하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손흥민은 훈련 후 김신욱과 따로 운동장을 돌았다. 손흥민은 "신욱이형과는 아시안컵때부터 호흡을 맞췄다. 어느 포지션에서 뛰던 상관없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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