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 노조가 임영록 KB금융지주 내정자의 출근저지 투쟁에 나섰다.
국민은행 노조는 지난 10일 서울 명동 KB금융 본사로 출근하는 임 내정자를 정문 앞에서 가로막았다. 노조 측은 "신관치 인사 물러가라", "경영실패 책임지고 자진 사퇴하라"는 등의 구호를 외친 것으로 전해진다. 임 내정자를 회장 선임과정에서부터 반대해 온 노조가 선임 이후에도 계속 임 내정자를 못 마땅하게 생각하는 모양새다.
노조측의 반대에도 얼핏 일리는 있어 보인다. 임 내정자가 과거 기획재정부에서 잔뼈가 굵은 고위 관리 출신이라는 점에서 '낙하산'으로 몰아붙일 수 있는 측면도 있긴 하다.
하지만 자세한 내막을 들여다보면 노조의 물리적 행동이 과연 타당한 것인지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임 내정자는 관료 퇴임 후 지난 2010년 3월부터 KB금융지주 사장으로 재직해왔다. 그 과정이야 어떻든 3년여의 시간을 KB금융에서 일해왔기에 지금은 엄영한 'KB금융 맨'으로도 볼 수 있다. 시쳇말로 한번 관료라고 영원한 관료일 수는 없을 것이다.
더욱이 회장 선임과정에서 임 내정자는 수십여명의 후보들과 경합했고 회장추천위원회의 엄격한 절차를 통과했다. 회장 추천위원회는 KB금융의 사외이사들로 구성되었다. 정부가 독단적으로 임명한 것이 아닌, 정당한 절차를 거쳐 임 내정자는 신임 회장으로 선임된 것이다.
이런 마당에 자신들이 선임과정에서부터 반대해왔던 후보라고 해서 임 내정자의 관료경력을 다시한번 문제 삼아 '관치'의 굴레를 씌우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 더욱이 엄연한 법치국가에서 임내정자의 출근을 물리적으로 저지하는 것은 그 어떤 명분으로도 설득력을 얻기 힘들다.
정부 산하 공기업에 어느날 갑자기 생면부지의 고위 관료 출신이 낙하산을 타고 CEO로 내려오는 것과 임 내정자를 동급으로 비교할 수는 없다. 그동안 정부산하 공기업에선 낙하산 CEO 임명 시 출근저지 투쟁이 심심찮게 벌어져 왔다. KB금융은 정부 소유가 아니다. 과연 이번 경우에도 출근저지 투쟁이 정당한 것인지 노조는 곰곰히 되돌아봐야 할 것이다.
[소비자인사이트/스포츠조선] 송진현 기자 jhso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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