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존심은 지키고 싶었다. 그러나 화해의 표정도 담겨있었다. 카를로스 케이로스 이란 감독(60)의 두 얼굴이었다.
케이로스 감독은 '도발'을 먼저 택했다. 17일 차량 문제로 예정된 공식 기자회견에 20분 정도 늦은 케이로스 감독은 "늦어서 미안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도 그는 "(늦은 상황에 대해) 최강희 감독이었다면 어떤 얘기를 했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나는 미안하다"며 뼈있는 농담을 던졌다.
케이로스 감독의 도발은 계속됐다. "네쿠남의 눈에서 피눈물을 흘리게 하겠다"고 밝힌 '손세이셔널' 손흥민의 비장한 각오에 대해서는 "일본, 포르투갈 등 30년간 지도자 생활을 경험하면서도 '피와 복수의 축구'는 경험해보지 못했다. 이젠 멈춰야 한다"고 했다. 또 "복수는 축구로, 피는 땀으로 답을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화해의 손길도 내밀었다. 케이로스 감독은 "한국 선수들은 정중하고, 예의바르다는 것을 알고 있다. 단순하게 끝을 맺고 싶다. 한국과 전쟁을 하러 온 것이 아니다. 전쟁을 하려면 축구를 하겠다"고 설명했다. 특히 케이로스 감독은 선물을 준비했단다. 그는 "한국이 브라질행을 결정지었을 때 전달할 꽃을 가져왔다"며 환한 미소를 보였다.
최강희 A대표팀 감독과의 유니폼 '설전'은 유쾌한 농담으로 마무리했다. 케이로스 감독은 "최강희 감독이 11명의 유니폼을 사오라고 했는데 11벌을 살 돈이 없었다.(웃음) 경기 후 최 감독과 유니폼을 교환하면서 브라질행을 축하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함께 참석한 최강희호의 경계대상 1호 자바드 네쿠남은 손흥민의 피눈물 발언에 맞붙을 놓았다. 네쿠남은 "한국과의 경기는 심리전인 것 같다. (손흥민의 발언에) 직접 얘기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피눈물은 별거 아니다. 나는 내 나라와 이란대표팀을 위해 목숨을 바칠 수 있다. 다른 이슈들이 아니라 축구에만 집중하겠다"며 희미한 미소를 지었다.
울산=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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