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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최강 러시아단체팀 타티아나 코치가 말하는 손연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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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유일의 리듬체조 갈라쇼 'LG 휘센 리드믹 올스타즈 2013'이 15일 고양실내체육관에서 열렸다. 올해로 세번째를 맞는 이번 갈라쇼에는 리듬체조 아시아선수권 대회에서 개인 종합 우승을 포함, 메달 5개를 휩쓸며 정상에 오른 손연재와 2012 런던올림픽동메달 리스트 리보우 차카시나, 단체전 1위와 3위를 차지한 러시아팀과 이탈리아팀 등 최정상 스타들이 대거 참가해 공연을 펼친다. 팀 러시아가 멋진 연기를 펼치고 있다.고양=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3.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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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연재는 정말 영리한 아가씨다. 스펀지처럼 보고 배운 것을 빨아들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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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LG휘센 리드믹 올스타즈 갈라쇼 1시간 전, 마무리 연습이 한창인 러시아단체 대표팀 세르게에바 타티아나 코치를 찾아갔다. 5명으로 이뤄진 러시아단체팀은 세계 최강이다. 지난 런던올림픽에서도 우월한 실력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올시즌 국제체조연맹(FIG) 민스크월드컵, 리스본월드컵에서도 압도적인 기량으로 1위를 지켰다. 선수들의 움직임을 쉴새없이 좇는 타티아나 코치의 눈빛은 매서웠다.

러시아 노보고르스크에서 함께 훈련하는 손연재(19·연세대)에 대해 물었다. 표정이 환해졌다. '연재'라는 한국어 이름을 정확하게 발음했다. "연재는 정말 훌륭하고 영리한 아가씨"라고 했다. 러시아어 통역을 듣고 웃었더니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정색했다. "그낭 의례적으로 하는 칭찬이 아니다.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보고 배우는 것을 스펀지처럼 빨아들이는 선수"라고 평가했다. 향후 발전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런던올림픽은 연재의 첫 올림픽이었다. 첫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딸 뻔했다. 모두 놀랐다. 끝까지 3위를 다투다, 작은 실수 때문에 동메달을 놓쳤다. 지금처럼 꾸준히 준비한다면 세계 3위는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단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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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듬체조계에서 러시아는 '넘사벽(넘을 수 없는 사차원의 벽)'으로 불린다. 한국의 양궁, 중국의 탁구처럼 해당종목의 '절대 지존'이다. 실수가 없다면, 올림픽, 세계선수권에서 1-2위는 언제나 러시아 차지다. 남은 3위 자리를 놓고 불가리아, 벨라루스, 우크라이나, 루마니아 등 유럽 강국들이 피튀기는 0.01점차 대결을 펼친다. 세계 3위가 충분하다는 말은 러시아 코치가 할 수 있는 최고의 극찬이었다.

이경희 대표팀 코치가 이끄는 한국 단체팀의 가능성이 궁금했다. 이경은(세종대)-이나영(세종고)-김연정(청주중앙여고)-이지우(오금고)-양현진(이매고)으로 구성된 한국의 단체팀은 이제 시작 단계다. 지난달 민스크월드컵과 타슈켄트아시아선수권에서 첫선을 보였다. 올해 목표는 세계선수권 결선 진출, 내년 목표는 인천아시안게임 메달이다. 1년 남짓 남은 기간동안 '반전'이 가능할까? 타티아나 코치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웃 일본의 예를 들었다. "일본 단체팀 전원이 현재 노보고르스크에서 연습하고 있다. 가까이서 러시아의 노하우를 보고 배우며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한국 단체팀 안무와 훈련에 러시아 코치들이 함께 한 것으로 알고 있다. 손연재가 올림픽 준비를 모스크바에서 시작한 것은 아주 잘한 결정이다. 단체팀도 러시아에서 집중훈련을 통해 기량을 단시간에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선배 손연재의 무대에 함께 나서기 위해 맹연습중인 세종초등학교 어린이들을 손으로 가리켰다. "한국에도 가능성 있는 어린 선수들이 제법 눈에 띈다. 한국 리듬체조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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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러시아 단체팀은 18~21세 선수로 구성돼 있다. 타티아나 코치가 전국을 돌며 출중한 개인코치 밑에서 훈련하는 뛰어난 선수들을 뽑아 만든 팀이다. 세대교체는 서서히 이뤄진다. 지난해 런던올림픽 멤버중 3명이 남아있다. 2명을 교체했다. 기존 팀의 노하우와 전통을 이어가면서 1~2명씩 멤버를 교체하는 방법으로 팀을 유지한다. 선수선발 기준은 첫째 외모, 둘째 기술, 셋째 성격이다. "3가지의 완벽한 조화가 중요하다"고 했다. 러시아의 선수층은 대단히 폭넓다. 1000명에서 100명, 100명에서 50명, 50명에서 10명, 이렇게 추려진 선수들인 만큼 '대단히' 뛰어날 수밖에 없다. 러시아 단체팀의 흉내낼 수 없는 우월한 지위에 대해 타티아나 코치는 유구한 역사와 부단한 노력 덕분이라고 했다. "러시아에서 리듬체조는 대단히 특별한 지위를 누리고 있다. 1950년대부터 리듬체조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인재를 양성해왔다. 수십년 노하우가 집결된 결과다. 역사도 깊지만 매년 새로운 발레, 서커스, 댄스 종목의 다양한 요소를 접목해 좋은 결과물을 이끌어내기 위해 노력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갈라쇼에서 팀 러시아는 가장 큰 박수를 받았다. 곤봉끝을 이어붙여 동그란 후프로 만들더니, 5인의 미녀선수들이 후프속을 연이어 통과했다. 순식간에 후프를 해체해 하늘 높이 곤봉을 던져올리는 장면은 장관이었다. 클래스가 달랐다.

세계 1위 러시아는 그냥 이뤄진 것이 아니었다. 갈라쇼 연습현장에 가장 먼저 나타나는 건 언제나 러시아단체팀이었다. 오전 8시30분부터 연습을 시작했다. 지독한 연습벌레였다. "훈련장에선 매일 오전 4~5시간, 오후 4~5시간씩, 8~10시간 땀을 흘린다. 절대적인 연습량이 필요하다. 갈라쇼에 와서 연습시간이 줄었다"고 했다. "이제 연습할 시간"이라며 일어나는 타티아나 코치에게 한국 단체팀을 위한 '필살' 조언을 부탁했다. 1초도 망설이지 않고, 한마디로 답했다. "오직 끝없는 연습만이 '길'이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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