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의 김광현은 전성기 때 김광현 같았다."
SK 이만수 감독이 전날 호투한 김광현에게 엄지를 치켜들었다. 동시에 투수교체 타이밍을 늦게 가져가 승리하지 못한 데 대한 미안함을 전했다.
23일 인천 롯데전을 앞두고 만난 이 감독은 "오늘 미팅 때 광현이에게 정말 미안하다고 했다. 마음이 아팠다. 졌으면 무조건 감독의 책임"이라고 밝혔다. 전날 경기에 선발등판한 김광현은 7⅓이닝 동안 114개의 공을 던지며 3안타 2홈런 4볼넷 4탈삼진 4실점했다. 홈런 2방을 제외하곤, 올시즌 최고의 피칭을 보였다.
어깨 부상에 수술 대신 재활을 선택한 그다. 전성기 시절 보여줬던 호쾌한 직구에 날카로운 슬라이더를 재현해내지 못했다. 항상 어딘가 부족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이닝은 물론, 투구수까지 끌어올리며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려 부단히 노력중이다.
전날 경기에선 홈런 2개가 발목을 잡았다. 4회초 손아섭에게 맞은 동점 솔로홈런, 그리고 2-1로 앞서던 8회 황재균에게 맞은 역전 2점홈런으로 패전의 멍에를 써야만 했다.
8회 1사 후 이승화를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내보낸 뒤, 이 감독은 포수 정상호를 불러 김광현의 상태를 물었다. 정상호는 "괜찮습니다"라고 답했고, 황재균을 상대했지만 2구 만에 홈런을 얻어맞고 말았다.
이 감독은 당시 상황에 대해 "어젠 전성기 때 피칭을 보는 듯 했다. 정말 기분이 좋았다"며 "사실 투구수가 좀 되서 박정배를 대기시켜놓긴 했다. 그때 상호가 그렇게 얘기했어도 결국은 내 잘못이다. 황재균이 그 전 세 타석에서 모두 땅볼로 아웃된 것도 있어서 광현이에게 맡겼다. 그런데 투심패스트볼이 떨어지지 않고 밋밋하게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김광현은 7회까지 102개의 공을 던졌다. 다소 투구수가 많았지만. 공에 힘이 있었다. 이 감독은 "감독이 판단할 부분인데 7회까지 148㎞가 나와 8회는 막아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결과론적으론 교체 타이밍이 늦은 것으로 됐다.
이 감독은 "작년까진 에이스 광현이가 나오면 타선이 점수를 많이 내줬는데 올해는 많이 못 도와주고 있다. 그래도 광현이가 잘 던진 게 팀이나 개인으로 봤을 땐 정말 희망적"이라며 웃었다.
결국은 에이스가 살아야 팀도 산다. 웅크리고 있던 에이스, 김광현은 서서히 기지개를 펴고 있다.
인천=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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