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세계탁구선수권 준우승 직후 태릉선수촌에서 마주친 이상수(23·삼성생명)가 말했다. "영숙이 누나한테 제가 꼭 우승 세리머니하게 해주겠다고 약속했어요."
이상수는 약속을 지켰다. 부산아시아선수권 혼합복식 우승이 확정되는 순간 '왼손 에이스' 박영숙(25·한국마사회)이 주머니에서 뭔가를 꺼내들었다. 땀에 젖은 코트에서 하늘을 향해 아버지 사진에 입을 맞춘 후 번쩍 들어올렸다. 그토록 간절했던 '사부곡'이 마침내 하늘에 닿았다. 생애 첫 국제대회 금메달을 하늘의 '딸바보' 아버지에게 바쳤다.
5일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펼쳐진 제21회 부산아시아탁구선수권 혼합복식 결승전, 이상수-박영숙조가 일본의 니와 코키(세계19위)-히라노 사야카(세계32위)조를 4대0으로 완파했다. 꿈에 그리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상수-박영숙조의 쾌거는 이미 예고됐다. 16강에서 일본 에이스 마츠다이라 켄타-이시카와 카스미, 8강에서 홍콩 에이스 장티아니-리호칭조를 줄줄이 꺾었다. 4강에서 중국의 차세대 에이스 얀안(세계12위)-주율린(세계5위)조까지 세트스코어 4대3(11-5, 7-11, 11-7, 11-13, 11-8, 10-12, 11-7)으로 돌려세웠다. 지난 5월 파리세계선수권 4강에서 왕리친-라오징웬조를 꺾고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우연이 아니었다. 2회 연속 만리장성을 넘어섰다. 세계2위의 자신감에 단단한 팀워크로 똘똘 뭉친 이상수-박영숙조의 상승세를 누구도 막지 못했다.
한일전이 된 결승전, 1세트 박영숙의 백드라이브, 이상수의 포어드라이브가 신들린듯 맞아들었다. 11-7로 기선을 제압했다. 2세트는 박빙의 시소게임이었다. 4-4, 5-5, 6-6, 8-8까지 잇단 듀스게임의 긴장감을 이겨냈다. 11-9로 2세트를 잡아냈다. 3세트는 한국의 일방적인 분위기였다. 11-4로 손쉽게 요리했다. 마지막 4세트, 6-9로 뒤진 스코어를 뒤집었다. 9-9 상황에서 이상수의 드라이브가 2번 연속 작렬했다. 히라노가 받아내지 못했다. 11-9, 금메달을 결정했다.
박영숙은 2009년 카타르오픈 출전 중 아버지의 급작스런 부고를 접했다. 뇌종양을 앓던 아버지의 임종을 지키지 못했다. 경기장에 오지 못하게 한 게 두고두고 한이 됐다. 중요한 경기때마다 아버지 사진을 유니폼 주머니에 넣고 뛰었다. 세계선수권 결승전에서 우승을 놓치고 더욱 아쉬웠던 건 이때문이다. 이상수는 파트너 영숙누나에게 반드시 세리머니를 하게 해주겠다고 약속했다. 그리고 한달반 후 거짓말처럼 그 약속은 지켜졌다. 금메달 소감에서 "그 약속을 지키게 돼 기쁘다"며 웃었다. 박영숙이 "정말 고맙다"며 화답했다.
한국이 이번 대회에서 따낸 유일한 메달이자 한국이 역대 아시아선수권에서 따낸 4번째 금메달이다. 1988년, 1990년 아시아선수권에서 유남규-현정화조가 2회 연속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07년 대회에서 오상은-궈방방이 1위에 올랐다. 6년만에 다시 이상수-박영숙조가 해냈다.
부산=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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