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구 선수들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떠나지 않는다. 선수들만이 아니다. 구단 직원들도 훈훈한 마음에 인상이 한층 펴졌다. 6월이 되기 전 마수걸이 승을 하지 못해 울상이었을 때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일단 성적이 좋다. A매치 휴식기가 끝나고 열린 울산과의 14라운드 홈경기(6월 23일)에서 5대3으로 승리했다. 시즌 첫 승이었다. 6월 29일 15라운드 부산 원정경기에서는 0대1로 졌다. 하지만 3일 열린 경남과의 16라운드 홈경기에서 3대2로 승리하며 시즌 2승 째를 따냈다. 대구의 K-리그 통산 100번째 승리였다. 6일 17라운드 강원과의 홈경기에서는 0대0으로 비겼다. 최근 4경기에서 2승1무1패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성적도 성적이지만 선수들이 스스로 이벤트를 만들면서 분위기를 따뜻하게 하고 있다. 대구 선수단은 3일 경남전이 끝난 뒤 단체로 서포터석으로 난입했다. 평소에는 있을 수 없는 일이었지만 이날만큼은 달랐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선수단은 구단에 '승리를 하게 되면 서포터석으로 들어가 팬들과 함께 세리머니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선수들은 한 명도 빠짐없이 서포터석으로 달려가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
선수들의 이벤트는 6일 강원전으로 이어졌다. 중앙수비수 조영훈이 자신의 주머니를 털었다. 70만원을 들여 치맥(치킨+맥주)석 20석을 샀다. 경남전을 앞두고 페이스북을 통해 팬들에게 '경남전에서 승리하면 치맥석 20석을 자비로 구입해 팬들에게 선물하겠다'는 약속을 지켰다. 추첨을 통해 치맥석의 주인을 선정했다. 연봉 5000만원을 받는 조영훈에게는 다소 부담이 될 수 있지만 사나이답게 약속을 지켰다.
조영훈 뿐만이 아니다. 공격수 황일수도 '우리 팀이 100승을 달성하면 팬 1명과 일일데이트를 즐기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대구 구단은 페이스북을 통해 일일데이트를 즐길 팬들 모집에 나섰다. 자신이 황일수와 일일데이트를 해야만 하는 이유도 밝혀달라고 했다. 20명의 팬들이 신청했다. 이 가운데 1명을 선정해 일일데이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벤트 실행에 실패한 선수도 있다. 수비수 최호정은 6일 강원전을 앞두고 페이스북을 통해 '승리하면 동료 선수들과 대구 도심에서 프리허그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0대0으로 비기면서 이 약속을 지킬 수 없게 됐다. 대구 관계자는 "최호정이 상당히 아쉬워하고 있다. 프리허그가 아니더래도 팬들과의 이벤트를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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