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메시' 지소연은 '승부사'다웠다.
지소연은 27일 숙적 일본과의 2013년 동아시안컵 여자부 3차전에서 멀티골을 쏘아올리며 2대1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지소연이 터뜨린 두 골은 모두 그림같았다. 특히 활처럼 휘면서 골망을 흔든 프리킥 선제골은 짜릿함, 그 자체였다. 경기가 끝난 뒤 지소연은 "감이 좋아서 내가 찬다고 했다. 그림을 그려놓았던 대로 찬 것이 들어가 기쁘다"고 밝혔다.
지소연은 선제골을 넣은 뒤 박지성의 산책 세리머니를 재현했다. 박지성은 2010년 5월 일본 원정경기에서 골을 넣고 관중을 바라보며 산책을 즐기는 듯한 세리머니를 펼쳤다. 이 세리머니는 아직까지 팬들에게 회자되고 있다. 지소연은 "박지성 선배를 따라한 것은 아니다. 그냥 기뻐서 나온 모습일 뿐"이라며 쑥스러워했다.
남북한이 하나된 날이었다. 한국이 숙적 일본을 2대1로 제압해주면서 북한이 대회 정상을 차지했기 때문이다. 북한은 2승1무(승점 7)를 기록, 일본(1승1무1패·승점 4)을 꺾고 대회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그야말로 북한의 우승은 남북한의 합작품이었다. 북한 선수들은 시상식이 열리기 전 태극낭자가 모여있는 곳으로 달려가 고마움을 전했다. 악수를 했다. 또 얼싸안았다. 그리고 푸른 그라운드 위에서 하나가 됐다. 손을 맞잡으며 원을 그리고 민족애를 만끽했다. 선수들은 태극기와 인공기를 나란히 펼쳤다. 이에 대해 지소연은 "북한선수들이 '수고했다', '우리가 응원해줘서 힘이나지 않았냐'는 말을 전하더라"고 말했다.
동아시안컵 3위는 지소연에게 만족스런 성적이 아니다. 그녀는 "첫 단추를 잘못 뀄다는 것이 아쉽다. 그래도 얻은 것이 더 많았다"며 "이번 대회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고쳐나가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잠실=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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