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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지섭은 이날 울산공고 타선은 3안타 2볼넷 1사구로 봉쇄하며 단 1실점만을 허용했다. 탈삼진은 무려 18개. 이닝당 탈삼진이 2개에 이르렀다. 역대 청룡기 1경기(9이닝 기준) 최다 탈삼진은 1976년 경남고 최동원, 2001년 덕수상고 류제국이 기록했던 20개. 대선배들의 빛나는 기록에 단 2개 부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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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지섭의 장점은 1m89의 큰 키에서 내리 꽂는 직구다. 스피드건의 위치에 따라 달랐지만, 최고구속은 151㎞까지 찍혔다. 9회에도 140㎞대 중후반이 나왔을 정도로 힘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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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18K'를 기록한 임지섭은 이미 '닥터K'의 면모를 과시하고 있었다. 전반기 주말리그 5경기서 22⅓이닝 동안 40탈삼진을 기록했다. 평균자책점은 무려 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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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지섭에겐 가슴 아픈 패배였지만, LG 스카우트팀에겐 오히려 호재가 됐다. 이날 경기에서 임지섭은 힘이 잔뜩 들어간 채 공을 던졌다. 이미 전반기 주말리그서 고교야구 최다 탈삼진(26개)을 기록하며 이름을 날린 이수민 앞에서 자신의 탈삼진 능력을 보여주고자 한 마음이 앞선 것이다. "최고 수준은 아니다"란 평가가 퍼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LG의 생각은 달랐다.
전구단 스카우트들이 모이는 전국대회에서 얻는 정보는 한정적일 수밖에 없다. 주말리그 때 잘 던지다가도 전국대회에서 못 던지거나, 전국대회에 오르지 못한 팀에 '보석'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면에서 부지런히 움직인 LG가 임지섭이란 보석을 얻을 수 있었다.
후반기 임지섭은 6경기서 26⅔이닝 동안 51개의 탈삼진을 기록했다. 평균자책점은 0.67. 최고의 피칭이 계속 됐다. LG 스카우트팀은 임지섭이 후반기 들어 힘에 의존하던 피칭을 수정한 점도 발견했다. 고개가 들리고 몸이 지나치게 뒤로 젖혀지던 폼이 훨씬 간결하고 부드러워졌다. 투구폼이 깔끔해지면서 구속도 상승했다. 140㎞대 후반을 안정적으로 던지기 시작했다.
사실 LG는 임지섭을 오래 전부터 관찰해왔다. 제주고가 속한 경상권 경기는 물론, 제주도에도 수시로 내려가 체크했다. 스카우트들이 주목하는 평소 생활이나 성격 면에서도 합격점을 받았다.
임지섭은 자신의 공이 성에 차지 않으면, 새벽까지 홀로 섀도 피칭을 하는 스타일이다. 재능을 갖춘 이들 중에서도 좀처럼 찾기 힘든 노력파다. 여기에 3학년임에도 야구장에 먼저 나와 운동장 정리를 하는 등 솔선수범하는 모습이 돋보인다.
임지섭은 지난해 8월 용마고에서 제주고로 전학을 갔다. 올해 주말리그 때 같은 경상권에 속해있던 용마고와 만났을 때, 함께 야구를 했던 친구들의 짓궂은 장난도 있었다. 마운드에 있는 임지섭을 덕아웃에서 집요하게 놀린 것이다. 투구 도중 한 차례 폼이 무너지기도 했지만, 좀처럼 흥분하지 않고 자기 공을 던졌다는 게 LG 스카우트팀 관계자의 전언이다.
경기 후 임지섭은 "3회 잠시 흔들리며 1점을 내준 게 아쉽다. 하지만 공을 던지면서 다시 좋아졌다. 자신감 있게 던진 게 완투의 비결이 된 것 같다"며 활짝 웃었다. 9이닝 완투는 처음이다. 임지섭이 잘 던질 때마다 팀이 콜드게임승을 거두는 등 완투할 기회가 없었다. 처음 9회에 마운드에 올랐지만, 불안한 건 없었다. 자신 있게 던지면 될 것만 같았다. 자신감은 그가 가진 장점 중 하나였다.
임지섭은 LG에 지명받은 데 대해 "처음 지명됐을 때, 지명권을 가진 세 팀 중 첫번째였던 LG가 지명했다는 사실이 너무 좋았다. 빨리 1군 무대를 밟고 싶다"고 했다. 닮고 싶은 선수를 묻자 임지섭은 당당히 '류현진'이라고 답했다. 스타일이 비슷한 건 아니지만, 메이저리그에서도 담대하게 자신이 원하는 곳에 공을 꽂는 제구력이 부럽다고 했다. 자신이 생각하기에 가장 부족한 점 역시 제구였기 때문이다.
2000년 창단한 제주고는 역대 청룡기 최고 성적이 2006년과 2008년의 8강이다. 다른 대회에서도 8강 이상의 성적을 낸 적이 없다. 임지섭은 청룡기에서 제주고의 전국대회 첫 우승을 이끌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목동=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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