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영(28·아스널) 김신욱(25·울산) 이동국(34·전북). 한국축구를 대표하는 스트라이커들이다. 모두 태극마크를 달 충분한 가치를 지녔다. 그러나 홍명보 A대표팀 감독은 냉정했다. 6일 페루와의 친선경기(14일)에 나설 최종명단에서 세 명의 스트라이커 이름을 모두 지웠다. 하지만 홍 감독의 냉정한 평가의 이면에 숨어있는 분위기는 달랐다.
박주영, 홍心 떠났나?
홍 감독은 박주영에게 독한 평가를 내렸다. "박주영 발탁에 대해 고민한 적이 한 번도 없다. 대표팀에 들어올 만한 컨디션은 아니다." 홍 감독의 말대로, 박주영의 상황은 녹록지 않다. 새 팀을 물색 중이다. 지난시즌 스페인 셀타비고 임대를 마치고 아스널로 복귀했지만, 방출 수순을 밟고 있다. 홍 감독은 인연에 연연하지 않았다. 홍 감독과 박주영은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과 지난해 런던올림픽을 통해 '사제의 정'을 나눴다. 홍 감독은 박주영의 부활을 도왔고, 박주영은 홍 감독의 믿음에 부응했다. 하지만 홍 감독은 사면초가에 빠진 '애제자'를 두 번 품지 않았다. 마음이 떠난 것일까. 아니다. 홍 감독은 박주영의 부활을 기다리고 있다. 젊은 선수들을 이끌 박주영만의 리더십과 국제대회에서 제 몫을 해줄 능력은 홍 감독이 버릴 수 없는 카드다. 관건은 박주영의 경기력 향상이다. 이적할 팀에서 안정된 출전 시간을 보장받으면서 경기력을 빠르게 끌어올려야 한다.
김신욱, 스타일 변화가 답?
칭찬과 채찍이 번갈아 이어졌다. 홍 감독은 '고공 폭격기' 김신욱에 대해 "월드컵 최종예선과 K-리그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고, 동아시안컵에서 좋은 능력을 가진 선수라고 느꼈다. 기본적으로 김신욱의 능력은 충분히 검증됐다"고 치켜세웠다. 그러면서도 김신욱의 활용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점도 꼬집었다. 홍 감독은 "김신욱이 들어오면 단순한 플레이가 된다. 경기가 끝나기 15분 전에 전술을 상대 팀에 알려준다면 치명적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신욱의 장점을 살리는 건 좋지만, 새로운 공격 루트를 개발하고 찾아야 하기 때문에 제외시켰다"고 덧붙였다. 홍 감독은 4-2-3-1 전술에서 원톱을 중요시 여긴다. 원톱에 다양한 역할을 부여한다. 상대 수비진을 끌고 나와 뒷 공간을 만들어줘야 하며, 볼키핑으로 2선 공격수들의 돌파를 도와줘야 한다. 여기에 스스로 골도 만들 줄 알아야 하고, 수비 시 전방부터 강한 압박을 가하는 역할을 원하고 있다. 그러나 김신욱은 홍명보호의 주전 원톱으로 기용되기에 적합하지 않은 요소를 가지고 있다. 그래도 1m96의 신장은 홍 감독이 포기할 수 없는 요소다. 김신욱이 홍 감독의 마음을 다시 열기 위해선 '헤딩만 잘하는 선수'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나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동국, 현실을 받아들일 때
홍명보호 1기에 이어 2기에서도 이동국은 없었다. 홍 감독은 "몇 차례 이동국의 플레이를 관찰했다. 능력있고, 검증받은 선수다. 그러나 지금은 마음의 안정을 찾아야 할 때인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최근 득점력이 떨어진 부분도 있지만 조금 더 심리적인 안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홍 감독의 화두는 골 결정력 회복이었다. 이동국이 올시즌 12골을 터뜨리며 리그 득점부문 상위권에 랭크돼 있지만, 최근 리그 3경기에서 득점포가 가동되지 않고 있다는 점은 분명 홍 감독에게 어필하기에 부족했다. 또 30대 중반에 접어든 이동국의 부족한 활동량은 홍 감독이 원하는 원톱의 조건을 만족시키지 못한다. 또 '젊음'이 강조되는 대표팀 트렌드에도 따라가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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