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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카이스트', '태왕사신기', '에덴의 동쪽'에서 올해 종영한 '신의'까지 20년 가깝게 연기자로 살아왔다. 드라마에 온기와 찬기를 고루 담을 줄 아는 탤런트 신은정, 그녀는 이제 여배우란 수식어보다 한 남자의 아내로 4살배기 상우의 엄마로 불리는 삶이 행복하단다. 슈퍼우먼을 꿈꾸기보다 한 템포 느리더라도 엄마가 되면서 생긴 새로운 꿈을 지켜내고 싶다는 그녀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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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하 신은정)- 네. 저도 반갑습니다. (남편이) 밖에서는 그러는데 왜 집에서는 제게 잘 안해주는지 모르겠네요. (웃음) 사실 같은 배우라서 조금 더 신경을 써 줄 수 있는 부분이 꽤 있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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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그런가요? 감사한 일이에요. '태왕사신기'를 할 때 만났는데요. 그 때 이 사람이 좋은 눈빛과 조건을 가졌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연애할 때도 그런 조건을 내가 더 많이 보여주는 데 도움이 됐음 했고요. 사실 제가 작품 10편 하는 것 보다 남편이 좋은 작품하는 것이 더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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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경림씨도 유경험자라서 알겠지만 결혼 전에는 욕심이 많은 편이었죠. 결혼보다 항상 일이 먼저 였고요. 그래서 결혼이 늦은 것도 있었고요. 결혼하고 직후에도 못 느꼈어요. 작품을 계속 할 수 있었고요. 하지만 아기를 낳으면서 달라지더라고요. 완전히요. 임신 초기때부터 작품을 포기하면서 속상한 부분도 많았죠. 하지만 늦게 임신하다보니까요. 하하. 제가 늦은 나이에 임신을 하게 됐는데 딱 고령 임신의 커트라인이더라고요. 건강하게 아기를 낳는 것이 우선일까 싶어서요. 일에 덜 얽메였죠. 그러다 아기가 자라니까 더 제 시간이 없더라고요.
박- 그럼 많이 속상했나요. 작품을 놓치는 부분이요.
신- 다행스럽게도 전 아기가 그 욕심을 채워주더라고요. 일을 못해도 아기가 말을 하고, 아기가 예쁜 딱 요 순간을 놓치는 것이 너무 아깝다고 해야하나. 요즘은 작품이 들어오는 게 두렵기도 해요. 혹시라도 내가 고민을 해야하는 상황이 올까봐요.
박- 서로 남편과 같은 직업에 있으니 이해의 폭이 넓겠네요.
신- 같이 일하면 장점이나 단점이 분명 있다고 봐요. 장점은 서로를 잘 알다보니까 이해를 해주지만 그만큼 너무 잘 알아서 단점이기도 하죠. 결혼 초반에는 남편이 촬영 현장에서 속상한 일이 있었다고 하면 '그걸 왜 그렇게 생각해' 이렇게 말했다면 요즘은 남편 편을 들어주려고 해요. 부부가 서로에게 바라는 것이 그런 것 같아요.
박- 영혼없이 반응하는 것은 아닌가요?
신- 반반씩 하는거죠.(웃음) 입장을 바꿔서도 내 편이 될 수 있는 사람. 유일한 내 편인데, 결혼 초반에는 너무 이성적으로 말했었죠. 그래서 대화법을 바꿨어요. 또 결혼을 하고나니 제가 일했던 스태프들이 또 남편이랑 일하는 경우가 많아요. 작업 환경을 공유하는 사이라서 좋은 경우도 있고, 불편한 경우도 있겠죠.
박- 이야기를 하다보니 신은정씨 눈에서 박성웅씨가 보이네요. 많이 닮은 부부에요. 근데 조금 전에도 말했지만 연기와 일에 대한 욕심이 많았는데 임신 중에 고민이 많았다고요. 다른 분들도 그런 고민이 많은데요. 결국은 육아를 택하셨나요.
신- 사실 배우라는 직업이 장점이 많아요. 쉴 때는 쉴 수 있는 여유도 있고요. 부부가 함께 하다보니 남편이 작품 활동을 하면 마치 제가 작품 활동을 하는 느낌도 들어요. 그래서 일을 완전히 그만뒀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데요. 사실 남편이나 동료들, 선후배들이 작품을 하는 것을 볼 때면 꿈틀꿈틀 대거든요. 그런데 빠져들때 옆에서 아기가 '엄마' 이렇게 부르면 또 그 생각이 정리되는거죠. 사실 오늘 승우가 열이 좀 오른 상태였는데, 남편도 지방으로 촬영가고요. 작품 때문에 다이어트를 하느라고 도시락까지 챙겨서 보내니까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만약에 내 일까지 있었으면 누가 이 일을 다 맡아서 해줄까. 지금 이렇게 인터뷰하는 것도 내 인터뷰를 하러나온건데 정말 빠듯해요. 그래서 스스로 마음을 다시 먹는 것 같아요. 그래, 아기 키우길 잘했어라고요.
박- 그래도 아기 키우고 드라마는 계속 하셨지 않나요.
신- 그랬죠. 아기 낳고 4개월만에 드라마를 했었으니까요. 그때는 스케줄이 많진 않았어요. 그리고 아기가 너무 어려서 엄마를 잘 몰랐어요. 그 이후에 '신의'를 촬영했는데 지방 촬영이 많았어요. 그때 좀 힘들었죠.
박- '신의'에서 액션신도 많았는데 힘들지 않았나요.
신- 그쵸. 액션도 했고, 악역이라서 분장도 진했어요. 제일 힘들었던 것은 지방 촬영이 있고 해서 아이가 떨어져지낸거죠. 고맙게도 상우가 제 드라마를 열심히 봐줬어요. 엄마가 나온다고 말이죠. 분장이 너무 진해서 시부모님도 10부작을 했을 때까지도 '우리 며느리가 언제 나오지'라고 말할 정도였는데, 아들은 역시 엄마를 알아보더라고요. 그때 내가 하고 싶어서 욕심을 부려서 내 일을 하고 있는데, 아이가 가장 필요할 때 내가 뭐하는 짓인가. 많이 미안했죠. 제 꿈이 친구같은 엄마가 되는 것이었는데, 그렇게 되기위한 기초 공사를 해야하는 것이 아닐까. 그런 생각이 많았죠. 맨날 영상 통화를 하고 했지만 미안하고, 보고싶고, 힘들었던 것 같아요.
"여배우 몸매로 돌아가지 못했지만 저 또한 박수받아 마땅하다고요."
박- 그래도 일반 직장맘들보다 환경이 낫지 않나요. 우리 직종은 어떤 프로젝트에 들어가면 정신없이 바쁘다가도 마무리하고 여유가 생기잖아요. 육아로 인해 경력 단절을 경험하는 엄마들에 비해서는요.
신- 그렇죠. 어떤 프로젝트에 들어가면 바쁘게 지내다가도 끝나면 달콤한 시간이 기다리고 있고요. 그 시간동안은 자기 계발도 할 수 있고, 어떤 면에서 보면 경력을 쌓아야 하는 엄마들에 비해 축복받았죠.
박- 그래도 여배우들에게 결혼과 출산, 육아는 쉽지 않은 선택이죠.
신- 네. 아무래도 여배우에게 배우라는 타이틀을 쥐면서 결혼과 육아를 완벽하게 이루기는 불가능한 것 같아요. 사실 임신하고 아기를 낳고, 붓기가 안빠지더라고요. 지금 몇 년이 지나도 그때 붙은 살들이 잘 빠지지가 않아요.
박- 전 그때 20킬로가 쪘었는데, 혹시 신은정씨는?
신- 전 7~8킬로 쪘었네요.
박- 그 비결이 뭔가요.(웃음)
신- 근데 문제는 아직도 안빠졌어요. 살은 별로 안쪘었거든요. 사실 여배우에게 몸매도 매우 중요할 수 있거든요. 그때 그 라인이 안만들어져서 고민하고 있을 때였어요. '연기자 선배님들이 아기 낳고 예전 몸매로 만들어서 활동하는 연기자들도 많다. 그 사람들도 물론 고생했으니 박수받아야 마땅하지만 대신 자기에 대한 투자를 하기위해 아기와 가족들에게 소홀한 경우도 많다. 너는 자기 관리를 포기하고, 아기 키우기에 더 충실했기 때문에 그런 것이니 너 또한 박수받아 마땅하다.' 그렇게 조언해주시더라고요. 그 이야기를 들으니까 힘이 나더라고요. 아기를 낳고 세상을 좀 더 유연하게 보게 될 수 있는 것 같아요.
박- 제가 조언을 하나 드리자면요. 몸매가 안드러나는 사극 위주로 활동해주세요. (웃음)
신- 안그래도 그러려고요.
(2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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